국방 신무기 구입·개발·연구에 쓰는 방위력개선비가 15년 만에 처음으로 감액된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반면 장병 복지 예산은 대폭 늘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공개한 지난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결산심사 소위 결과를 보면, 방위사업청은 당초 내년 방위력개선비로 올해 16조9964억원보다 3401억원 늘어난 17조3365억원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국방위는 이 중 6067억원을 삭감, 내년 방위력개선비는 16조7298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올 예산보다 2666억원 줄어든 규모다.
방위력개선비 감소는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6년 전년보다 1조5000억원가량 삭감한 이후 처음이다. 이후 2010년 9조원, 2015년 11조원, 2018년 13조원, 2019년 15조원, 지난해 16조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내년 방위력개선비 축소분에는 핵심 자산 관련 예산이 대거 포함돼 있다. 피스아이(공중조기경보통제기) 2차 도입 예산은 3283억원 삭감됐다. 스텔스 전투기 F-35A 성능개량 예산도 연도별 지출 금액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절반인 200억원이 깎였다. 대형공격헬기 도입 예산 154억원은 “주한미군이 이미 보유하고 있다” 등 이유로 전액 삭감됐고, 실효성 논란을 빚어온 경항공모함 예산도 71억원 중 66억원이 날아갔다.
반면 장병 복지·수당 등 예산은 2158억원 늘어났다. 병사 면도기 등 개인용품 지급 예산은 112억원 증액됐다. 육군훈련소 생활 여건 개선 설계비(89억원), 훈련소 식당 설계비(13억원), 민간조리원 처우 개선(50억원) 등 예산도 늘어났다. 부사관·병사들의 각종 활동비·수당도 항목에 따라 수천만원씩 증액됐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안보를 중시해왔다”면서 그 지표로 방위력개선비를 내세워왔다. 2018~2021년 방위력개선비 연평균 증가율(8.7%)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인 2009~2017년(5.3%)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현 정부가 내세우는 방위력개선비 증가율은 전 정부에서 추진해온 대형 사업의 후속 조치일 뿐”이라고 했다.
국방위 관계자는 “안보 중시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그간 방위력개선비 증액에 몰두해왔지만, 올해는 부실급식 사태 등으로 20대 남성과 부모 세대 반감이 심해지자 관련 예산을 증액할 필요성이 더 컸다”고 했다. 강대식 의원은 “북한의 핵·WMD 등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무기 확보가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수준의 방위력개선비가 확보되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