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뉴욕에서 열린 주유엔대표부와 뉴욕총영사관을 상대로 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 /유엔대표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주유엔 한국대표부에 대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한반도 종전선언’이 최대 쟁점이 돼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유엔이나 미국 등 국제사회에선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이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한 가운데, 이 문제가 한국 정치권 내의 논란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으로선 자기네 체제에 대한 위협이 없어지고, 자위적 핵무장의 명분도 없어져 비핵화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국제사회에 잘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한국전 이후)석달 내로 마무리짓자고 한 정전 협정이 70년간 이어져왔다. 종전선언은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상으로 가기 위한 문을 여는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다지기 위해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로 만들어서 유엔 기구를 유치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11일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국정감사 질의를 하는 무소속 김홍걸 의원. /유엔대표부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조현 주유엔 대사에게 “이번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도대체 어떤 나라가 지지를 했나, 국제사회에 무슨 반향이 있었나”라고 반문하며 “북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종전선언을 외면하는 유엔 회원국들의 정확한 분위기를 정확히 전달해야 정부가 오판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현 대사는 “비핵화 목표를 위해 종전선언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이 적대시 정책 철회 등 종전선언의 선결조건을 내건 데 대해선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11일 뉴욕 주유엔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 증인석의 앞줄 왼쪽에 장원삼 뉴욕총영사와 오른쪽 조현 유엔대사가 앉아있다. /유엔대표부

또 문재인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계속 참여하지 않는 것과 관련, 탈북자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우리가 보편적 인권 문제인 북한 인권을 외면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조현 대사에게 “정부 지시대로만 하지 말고 자기 심장이 시키는대로 해야 역사가 앞으로 나간다”면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촉구했다.

반면 김홍걸 의원은 “우리가 북한 인권을 떠들지 않는 것은, 북한을 인권 문제로 자꾸 압박하고 위협하는 것으로 느끼면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생존권부터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11일 주유엔대표부에서 국정감사 질의를 하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유엔대표부

또 민주당이 주도했던 언론중재법을 두고 아이린 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우리 정부에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서한을 보낸 것을 두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박진 의원은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리는 사건”이라며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대북전단금지법도 유엔이 우려를 표명했다.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면 유엔에서 한국이 외교하는 데 지장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11일 주유엔대표부에서 국감 질의를 하는 국민의힘 박진 의원. /유엔대표부

이에 김홍걸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도 농민 물대포 사망으로 유엔 특별보고관의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한국 언론들이 ‘유엔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자꾸 그러는데, 유엔 의사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의 입장이 유엔의 공식 입장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