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6일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서욱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청와대

상관에 의한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후 2차 가해에 시달린 끝에 극단 선택을 한 공군 고(故) 이모 중사 사건 수사가 발생 219일 만에 종료됐다. 사건 보고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엄정 수사를 지시하고 창군 이래 최초로 특임 군 검사까지 투입됐지만 부실 초동 수사 논란 책임자로 지목됐던 전익수 법무실장 등 공군 수사 라인은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국방부 검찰단은 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사건 관련자 총 25명을 형사 입건하고 이 중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0명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됐다. 다만 기소된 15명을 포함해 형사 입건자 25명과 입건은 되지 않았지만 비행 사실 등이 확인된 14명 등 전체 39명 중 38명이 재판과 징계 회부 등 문책 대상이라고 국방부 검찰단은 밝혔다.

군 검찰 지휘·감독 라인에 있는 전익수 실장 등 공군 법무실 지휘부는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유족들이 2차 가해 혐의로 추가 고소한 15비행단 대대장과 중대장 등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됐다.

국방부 검찰단 관계자는 “공군 초기 수사가 미진했던 건 맞는다”면서도 “형사법적으로 직권남용이나 직무 유기 등으로 보기엔 증거가 부족했다”고 했다. 검찰단은 이 중사 국선 변호인 이모 중위, 이갑숙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은 직무 유기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정치권에선 “국방부 검찰단이 같은 법무병과 고위 장교는 불기소하고 힘없는 깃털만 기소하는 ‘제 식구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고(故) 이 모 중사의 부친이 2021년 10월 7일 오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 중사 추모소에서 국방부의 최종수사 결과가 담긴 보도자료를 구기고 있다./연합뉴스

이 중사 부친 A씨는 이날 언론 통화에서 “초동 수사를 맡았던 사람 중 기소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면서 “대통령 말만 믿고 신뢰하며 지켜봤는데, 피눈물이 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 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며 “피해자의 절망을 생각해보라”고 격노했다. 국방부는 서욱 국방부 장관 지시로 공군으로부터 사건을 이관받아 재수사에 들어갔다. 국방부 검찰단 등은 약 4개월간 진행된 수사에서 총 18회 압수수색을 하고, 관련자 79명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