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38노스

미 국무부는 29일(현지 시각) 북한이 지난달 초부터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를 가동한 징후가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대해 “우리가 이 보고된 활동 및 비핵화와 관련된 전반적 사안을 다룰 수 있도록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계속해서 핵무기를 증산하고 있는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대화에 응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고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고위 당국자 명의로 “이 보고서에 대해 알고 있다”며 “북한과 관련해 전개된 일들에 대해 우리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지난 6월부터 줄곧 북한에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군축 담당 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에 “핵시설 가동 재개는 김정은이 핵 합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는 뜻일 수 있다”고 했다. 2019년 하노이 회담 때처럼 김정은이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영변 핵시설을 핵심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재가동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워싱턴 조야(朝野)에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응하느라 북핵에 쏟을 자원이 한정적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대북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미국에 도착,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가동이 필요한 시점으로, 북한과 인도주의 협력이 가능하도록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도 30일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의 긴장이 조성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한반도 상황을 평화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입장에서 북한의 태도를 예단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에 면밀하게 대비하는 한편, 남북 신뢰 복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는 최근 북한의 통신연락선 일방 두절과 관련해서도 “하루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