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을 국내에 데려오는 과정에서 신원이 불분명한 아프간인 1명이 공군 수송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 아프간인을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에서 다시 카불로 돌려보냈다.
외교부는 27일 “국내 이송 아프간인 입국자 총수를 당초 발표한 391명에서 390명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공군 수송기가 카불에서 싣고 나온 아프간인은 최초 발표대로 391명이었다. 하지만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들의 신원을 정밀하게 재점검한 결과, 당초 명단에 없던 1명을 발견했다. 이에 이 아프간인을 다시 카불행 수송기에 태워 신원 확인을 담당하는 현지 미군에 신병을 인계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혼란스럽고 긴박한 상황에서 착오가 생겼다”고 했다. 이 아프간인이 어떤 연유로 수송기에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1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카불공항 테러 발생 장소 중 하나인 ‘애비 게이트’가 우리 정부가 아프간 협력자들을 구조하는 데 이용했던 출입구 중 하나였던 사실도 이날 확인됐다. 정부는 아프간인의 공항 집결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미군과 정보를 교환하며 가장 접근이 쉽고 안전한 출입구를 검토한 결과, 애비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지인 26명이 1차로 23일 애비 게이트를 이용해 공항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3일 뒤에 이곳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송 작전이 조금만 늦어졌으면 정부 관계자와 협력자 등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머지 협력자 360여 명은 25일 새벽 공항 정문을 통해 진입해 수송기에 올랐다. 현장 이송 지원을 지휘한 김일응 주아프간대사관 공사참사관은 이날 기자들과 화상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공항 정문 앞에서 여행 증명서가 사본이라며 시비를 걸어 14시간 이상 버스 안에 갇혀 있다가 겨우 통과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