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취재 허가 취소’를 언급하며 박범계 장관 촬영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성국 법무차관이 27일 비가 오는데 무릎 꿇고 우산을 씌워준 비서와 함께 카메라에 포착돼 과잉 의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법무부의 ‘의전 갑질’이 상습적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를 통해 풀기자단을 구성한 사진기자들은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 보안구역에서 막 입국한 아프간인 협력자와 가족들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법무부 직원들이 다가와 “박범계 장관이 아프간인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하고 인형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니 그쪽으로 옮겨 취재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사진기자단은 “아프간인 입국장면을 촬영해야 한다”며 이동하지 않았다.
그러자 법무부 직원은 “보안구역은 우리가 허가해야 취재할 수 있다. 계속 이런 식이면 허가를 안 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 사진기자는 전했다. 이후 법무부측은 돌연 “여기는 방호복을 입은 사람만 있을 수 있다. 기자들은 입지 않았으니 장관 행사장으로 이동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법무부 직원들도 방호복을 입지 않았고, 이전까지 사진 기자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방호복 착용을 요구받지도 않았다. 이에 그 자리에 있던 외교부 직원이 “그만하라”며 법무부 직원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갈등을 빚다 한 언론사가 박 장관의 사진을 찍기로 했고, 박 장관은 지친 아프간인들 앞에서 “대한민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아이들에게 핑크 곰·토끼 인형을 전달했다.
한 참석자는 “법무부 직원들이 강 차관에 대한 과잉 의전을 바로 제지하지 않은 것도 평소 ‘의전 갑질’이 상습적이기 때문인 것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