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왼쪽)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0회국회(임시회) 제1차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부석종(오른쪽) 해군참모총장과 함께 참석한 모습./국회사진기자단

성추행 피해 공군 여중사 사망 사건 이후 병영 문화를 개혁하자며 지난 6월 출범한 민·관·군 합동위원회 위원들이 ‘국방부의 비협조’를 비판하며 잇따라 사퇴했다.

강태경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 합동위원 6명은 25일 “개혁 의지가 없는 국방부가 위원들을 들러리로 전락시켰다”며 위원직을 사퇴했다. 이들은 공군에 이어 해군에서도 성추행 피해자가 사망한 데 대해 “합동위 공동위원장인 국방부 장관과 해군참모총장, 피해자 소속 부대장, 수사 책임자 등은 위원회에 출석도 하지 않았고 해군참모차장 등은 ‘수사 중’이란 이유로 대부분 질문을 회피했다”며 “폐쇄적인 국방부 태도를 보며 회의를 느꼈다”고 했다.

합동위에는 80여 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런데 이날까지 14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위원 사퇴가 잇따르자 서욱 국방장관은 이날 합동위 회의에서 “최근 몇 분의 위원이 사퇴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서 장관은 “위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실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지원하고, 고견을 청취해 국민과 장병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군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국방부도 의견을 더욱 적극 수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유체 이탈 화법’이란 말이 나왔다.

지난해 8월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육군 여군 하사 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서욱 장관은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해 하사 소속 부대에서 성추행 가해자(중사)를 징계하는 선에서 자체 종결했고, 참모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이 지난 6월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공군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우리는 그런 일이 없다”고 했던 답변도 비판받고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공군 사망 사건이 처음일 리가 있겠느냐. 군에서 은폐·회유했을 것”이라고 수차례 추궁했으나 남 총장은 “육군에서는 사건을 지연 처리한 적이 없다”고 했고, 부 총장도 “해군도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2개월도 되지 않아 두 총장의 답변은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