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24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및 가족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우리 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가니스탄과 인근 국에 보내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현지인들 가운데 과거 한국 정부를 도왔던 사람들을 구출하기로 하고 군사작전에 들어간 것이다. 정부가 우리 국민이 아닌 외국인 구출을 위해 분쟁 지역에 군용기와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4일 최근 취임한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사령관을 서울 한남동 장관 공관에 초청해 오찬을 하고 한미동맹 발전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사진은 기념 촬영하는 정의용 장관(오른쪽)과 라카메라 사령관. /외교부

외교부는 소개(疏開) 대상 현지인들에 대해 “수년간 대사관, 한국 병원, 직업 훈련원 등에서 근무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22일 “현지의 병원, 학교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했던 엔지니어 등 아프가니스탄인이 약 400명”이라고 했다. 전날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그분들에 대한 안전한 피란처를 확보해야 하는 국가적 책무를 갖고 있다”고 했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이분들이 안전하게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영국·독일을 비롯해 여러 나라가 국제사회의 아프가니스탄 재건 사업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기에 처한 현지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 협력한 현지인들도 한국 정부에 도움을 강력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정부가 한국·일본의 미군기지에 미국행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임시 수용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로이터에 “더 나은 지역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송과 지리적 이유 등으로 두 나라(한국·일본)를 난민 수용 후보국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