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30~31일 화상으로 주재하는 ‘P4G 녹색미래 서울정상회의’에 당초 참석 의사를 밝혔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행사 개막을 사흘 앞둔 27일 현재까지 확답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에도 일본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이 정상급 인사의 참석에 난색을 보임에 따라 당초 25~26일로 예상됐던 청와대의 참석 정상 명단 발표도 지연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님께서 P4G 서울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시는 것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며칠 뒤 미측은 “국내 사정으로 존 케리 기후특사가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4G 서울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최초의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로, 청와대와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준비해왔다. 당초 작년 6월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기됐다. 이번 회의엔 11개 회원국 외에 40여개 국가와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해사기구(IMO) 등 20여개 국제기구도 참여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회의 개막 사흘을 남겨둔 이날까지도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참석자 명단을 발표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참석이 확정된 주요 인사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등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대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환경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당초 환경성 부대신(차관급)을 보내려 했으나 이를 두고 “다자 정상회의에 부총리·장관급도 아닌 차관급 인사를 보내는 것은 경색된 한일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오자 참석 인사의 급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기후변화 같은 스케일이 큰 문제를 다루려면 즐거워야(fun) 하고, 멋져야(cool) 하고, 섹시(sexy)해야 한다”는 말로 세계적 관심을 끌었고 국내에서도 ‘펀쿨섹 장관’ ‘펀쿨섹 좌’로 불리는 유명인사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P4G 정상회의 특별영상에서 배우 박진희, 방송인 타일러 라쉬와 함께 탄소 중립과 기후변화, 제로웨이스트 실천 노력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지구 대통령이 된다면 내걸고 싶은 공약이 있느냐’는 질문에 “해양오염을 줄이는 것을 세계적 과제로 제시하고 싶다”며 “온실가스도 중요하지만 해양쓰레기, 해양폐기물이 굉장히 염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무를 전문으로 삼거나, 또는 농사를 지으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다.
‘포용적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주제로 한 이번 정상회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30일 정상회의 공식 개회를 선포하고, 이튿날 정상 세션에서 의장으로서 녹색회복 탄소중립에 대한 회의를 주재한다. 폐회식과 함께 ‘서울 선언문’이 채택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