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 정문./뉴시스

육군은 전남 상무대 보병학교 빈 초소에서 휴일 만남을 갖던 남녀 신임 소위의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부사관 등에 대한 감찰을 실시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육군은 이 과정에서 소위 커플에 대한 ‘인권 침해’ 등은 없었는지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병학교 신임 남녀 소위는 휴일인 지난 23일 미사용 초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순찰 중인 부사관에게 발견됐다. 당시 이 부사관은 군용 모포가 깔린 초소 내부를 비롯, 소위 커플의 신체 일부가 담긴 사진을 촬영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 25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대량 유포됐다.

육군은 사진 촬영 과정에서 소위 커플 당사자들의 동의는 받았는지, 강압성은 없었는지 등을 따져보고 있다. 보병학교 교육생 신분이나 엄연히 상급자인 소위 커플에게 해당 부사관이 적절한 군인 예절을 갖췄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커플의 신체 일부가 담긴 사진이 외부로 유출된 경위 역시 육군은 살펴보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론 촬영자와 유포자는 다르다”며 “신체 일부가 담긴 사진이 무분별하게 유포된 데 대해 당사자들은 모멸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현행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등엔 장교들의 사적인 교제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오히려 “국가는 병영 생활에서 군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제13조)고 명시돼 있다. 육군 관계자는 “순찰 과정에서 과도한 사생활 침해 요소가 없었는지, 사진 촬영·유포 과정에서 상관 모독이나 명예 훼손 소지는 없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

군 간이 초소.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연합뉴스

상무대에서 초급 장교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임 소위들은 지난 3월 입소 후 코로나로 3개월째 외출·외박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소위 커플 역시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다면 외부에서 자유로운 만남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에 초소에서 교제를 하고 있었다. 만남 장소가 초소라는 점이 다소 부적절할 수는 있으나, 휴일에 만났다는 사실 자체를 나무랄 일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 기피 풍토를 고려할 때 두 소위가 휴일이나 자유시간에 교제했다면 국력(國力) 증진을 위해 오히려 장려할 일이라는 것이다.

육군은 당초 소위 커플에 대해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 백신 공급 지연으로 30세 미만 장병들에 대한 접종이 늦어지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30세 이상 간부들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등을 맞고 출·퇴근하며 근무하는 상황에서 백신도 못 맞고 외출·외박·휴가를 통제당하는 20대 장병들의 사기도 살펴야 한다”고 했다.

징계나 문책의 형평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군 제3훈련비행단장(준장)은 최근 간부들과 ‘노마스크’ 축구를 하고, 배우자와 부부 동반 골프를 치거나, 10명 안팎이 참석한 음주 회식 등을 최소 17차례 주최했음에도 공군은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다. 소위 커플을 과도하게 문책할 경우 “장군들은 다 봐주면서 힘없는 우리만 징계하느냐”는 반감이 심해지고, 군내 사기와 단결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