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18년 6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조선일보DB

한·미·일이 다음 주 런던에서 열리는 G7(주요 7국)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갖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미국이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3국 외교장관 회의가 성사되면 작년 2월 이후 15개월 만이 된다.

외교가에선 한·일 외교장관 간의 교류가 전무한 상황에서 미국 주도로 3국 회의가 추진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한국 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 등 과거사 문제에 한국 정부가 해법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2월 취임한 정의용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도 거부하고 있다. 지난 1월 도쿄에 부임한 강창일 주일대사는 아직 일왕에게 신임장을 제정하지 못해 공식 외교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3국 외교장관 회의는 서먹한 한·일 외교 수장 간의 상견례 성격을 띠게 될 전망이다.

미국이 한·미·일 3각 공조 복원과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것은 이것이 북핵 대응과 중국 견제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다음 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 점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 일각에선 미측이 한·미 정상회담 기간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불러 한·미·일 정상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으로선 미국의 요청에 선뜻 화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 기조는 한동안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 가능성에 대한 기대 속에 관계 개선 쪽에 무게를 두는 듯했으나 이달 초 북한의 불참 결정 이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한·일 관계는 급속 냉각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