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다시 꺼낸 정의용 카드가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 후보자는 소위 ‘쇼’라고 평가받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이라며 이 같이 평가했다.
그는 정 후보자에 대해 “2018년 3월 1차 특사단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이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조건부적인 협상안’을 제기했으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이 얼마나 힘들고 복잡한 공정인지 그 의미는 빼고 김정은이 핵무기를 철폐할 의지가 있는 것처럼 부각시켜 전달해 싱가포르 협상을 이끌어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김정은이 ‘예년 수준의 한미 연합훈련을 이해한다’고 했다고 전했으나 김정은은 3달 후 트럼프를 만나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결국 이는 김정은이 우리 특사단을 속였거나, 우리 특사단이 ‘잘못’들었거나, 특사단이 없는 이야기를 했다는 세 가지 경우 중 한 가지 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김정은은 이번 당 8차 대회 보고에서 2017년 핵 완성 이후에도 핵무기를 ‘줄기차게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면서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으며,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싱가포르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비판했다.
또 “싱가포르 합의의 ‘원조’인 정 후보자를 외교부 장관에 내정해 ‘Anything but Trump’(트럼프 행정부 지우기·ABT)를 외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드라이브를 걸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태 의원은 “2018년 정 후보자는 북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과시적인 성과에만 관심이 컸던 트럼프 대통령을 싱가포르 협상에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며 “그러나 30대 상원의원 시절부터 핵 군축에 관여해왔고, 외교 실력을 쌓아 온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설득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대북 협상을 김정은 정권에 도움만 준 ‘쇼’로 인식하고 있는 바이든 당선인의 생각도 문 대통령이 바라는 것처럼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