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대북 전단 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의 일방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미 연방 하원의 20선 의원이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 원칙과 인권을 훼손하는 어리석은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을 ‘감시 대상(watch list)’에 올리겠다는 경고도 했다. 이번 입법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민간 인권단체 차원의 문제 제기를 넘어 국무부 고위 관리의 우려, 중진 의원의 직설적 비판으로 이어지는 등 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공화당 소속으로 미 의회 내 초당적 국제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11일(현지 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표면적으로는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공산주의 치하에서 고통받는 북한 사람들을 위한 지원을 범죄화하는 입법을 우려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 8일 단독으로 통과시킨 이 법은 전단 살포 등으로 남북 합의서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스미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동지들은 왜 근본적인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냐”며 “어리석은 입법은 공산주의 북한을 묵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안이 잘못 입안됐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해 무서운 함의를 갖는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스미스 의원은 “이번 법안이 그저 일탈이길 바란다”며 “최종 통과될 경우 국무부가 발표하는 연례 인권 보고서, 종교 자유 보고서 등에 한국을 감시 대상 국가 명단에 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샘 브라운백 종교자유 담당 대사 등 국무부 고위 관료들도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런 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잘못”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도 트위터에서 “무원칙, 부도덕하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유엔 안보리 이사국 7국이 11일(현지 시각) “북한이 인권 탄압에 코로나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는 규탄 성명을 냈다.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한 건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