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목(耳目)을 끌기 위해 북한이 연내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군사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번번이 도발을 감행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韓美, 동해에서 내일까지 훈련 - 미국의 이지스 순양함‘샤일로함’(9800t급·맨 왼쪽)과 우리나라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6700t급), 율곡 이이함 등 한미 함정들이 4일 동해에서 한·미 연합 해상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에선 북한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로 무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샌프란시스코함’(6700t급)도 참여했다. 이번 해상 훈련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준비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무력시위’로 6일까지 실시된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12일(현지 시각) CNBC 인터뷰에서 “북한이 향후 몇 주 내에 핵실험 혹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는 걸 목격할 수 있다”며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대외 이슈에서 중국이나 이란 문제를 우선순위에 둘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도 최근 “북한이 식탁을 숟가락으로 두들겨대며 (미국의) 관심을 끌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하거나 신형 잠수함 진수식 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다탄두 재진입 기술 시험을 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을 땐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했고,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7년엔 6차 핵실험과 함께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을 발사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와카스 아덴왈라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아시아 분석담당은 “북한은 이번에도 (군사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북한 문제를 미국의 핵심 외교 현안으로 남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워싱턴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적극적인 대북 외교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이슨 바틀릿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12일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 기고에서 “바이든이 오바마의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한다면 평양은 미사일 발사나 사이버 공격 같은 도발로 응답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 세출위원회가 2021년 국방 예산 중 미사일방어청(MDA) 예산으로 102억달러(약 11조3780억원)를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사일방어청이 요구한 예산보다 11억달러 증액된 것으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만든 지상배치미사일방어체계(GMD·4억5000만달러) 등에 쓰일 예정이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ICBM 위협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10일 북한 열병식 이후 미사일 위협이 더 커진 것으로 인식하고 예산을 추가 책정해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