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조선일보 DB

방위사업청이 K2 전차 파워팩(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한 장치) 변속기의 국산화를 추진 중이지만 정작 국산화되더라도 주요 부품은 독일에서 수입해야 하고, 이에 따라 수출 또한 독일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20일 제기됐다. 방위사업청은 “K2 전차 파워팩이 국산화되면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해왔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산화를 추진 중인 K2 전차 파워팩 변속기의 국산화율은 67%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큰 문제는 변속장치와 조향장치, 브레이크, 제어장치 등 핵심 부품은 독일에서 수입해 조립한다는 사실이다.

한 의원 측은 이 때문에 K2 전차의 수출을 시도하더라도 핵심 부품을 제공하는 독일 측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방위사업청은 변속기만 국산화되면, K2 전차의 수출길이 열릴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국산 파워팩이 내구도 검사를 통과하면 K2 전차가 수입 파워팩을 장착했기 때문에 겪고 있는 수출 승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중동과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 국산 심장을 단 K2 전차의 수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방위사업청이 K2 전차에 국산변속기를 장착하더라도 수출 시에는 독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국산화만 되면 수출길이 열릴 것처럼 얘기한 것은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준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