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 시각)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뒤 연 뒤 갖기로 한 공동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미 국방부 청사에서 SCM을 열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이후 열기로 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하자고 했다. 미국이 취소를 요청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기자회견이 일단 연기됐다”고만 했다.

이수혁 주미(駐美) 대사의 한·미 동맹 폄하 발언 논란 이후 미국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냈었다. 한·미 동맹과 전시작전권 전환 등을 두고 한·미 간 입장차가 표면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원인철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제45차 한·미군사위원회(MCM)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한반도 안보 상황과 연합 방위 태세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밀리 의장은 “한반도 방위 공약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양국 의장은 최근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상황을 공동 평가하고, 연합 방위 태세 강화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이날 MCM 결과는 표면적으로는 한·미 동맹을 강조한 것으로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한·미 간 미묘한 갈등이 숨겨진 것으로 해석됐다. 군 관계자는 “한국은 전작권 전환을 강조했지만, 미국은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한국이 최근 미국의 안보 정책에 협력하지 않으면서 전작권 전환만 서두른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