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신 육참총장 내정자, 이성용 공참총장 내정자

국방부는 21일 신임 육군참모총장에 남영신(58·학군 23기) 지상작전사령관 등 5명의 대장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남 사령관은 창군 이래 처음으로 학군(ROTC) 출신으로 육참총장에 내정됐다. 현 정부의 ‘비(非)육사 중용’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PK(부산·경남) 출신인 점이 작용한 인사로 해석됐다. 2018년 국군기무사령부를 해체하고 초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사령관을 지내면서 현 정부의 ‘군 적폐 청산’ 과업을 충실히 수행해 신임을 얻은 결과라는 말도 나왔다. 육군참모총장은 작전·정보 등 군령권(軍令權)은 없지만 인사·군수 등 군정권(軍政權)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까지 입맛에 맞는 군 인사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는 서열과 기수, 출신 등에서 탈피하여 오로지 능력과 인품을 갖춘 우수 인재 등용에 중점을 두었으며, 창군 이래 최초로 학군 장교 출신인 남영신 대장을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했다”고 했다. 남 내정자는 3사단장과 육군특수전사령관, 안보지원사령관 등을 지낸 야전통이다. 학군 출신 육참총장은 1948년 육군 창설 이후 72년 만에 처음이다. 남 내정자는 1969년 첫 육사 출신 총장이 탄생한 이후 51년 만의 비육사 총장으로도 기록됐다. 1~18대 육참총장은 군사영어학교 출신자가 대부분이었지만, 19대 서종철 대장을 시작으로 48대 서욱 대장까지는 육사 출신이 내리 독식해 ‘육사의 전유물’로 불렸다.

국방부는 21일 신임 육군총장에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작년 4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의 진급 및 보직 신고를 받은 후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남 내정자의 육참총장 발탁은 대외적으로는 파격이지만 군 내부에서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말이 나왔다. 울산 출신인 남 내정자는 학성고를 나와 동아대를 졸업한 PK 인사다. 여기에 현 정부 들어 안보지원사령관을 지내며 정권 수뇌부와 깊이 교감할 기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안보지원사령관 시절 특히 조국 민정수석 라인과 가까웠던 것으로 안다”며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 기능이 약화된 상황에서 청와대가 안보지원사에 많이 의지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최근 서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 인사 하마평이 나올 때마다 여러 고위급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남 내정자의 육참총장 발탁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군에서는 “남 내정자를 일단 정해두고 장관 등 나머지 인사를 고려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국방부는 “친화력과 인간미가 풍부하여 상하 신망이 두터우며 철저한 자기 관리와 헌신적인 자세, 탁월한 현장 실행 능력을 구비했다”고 했다.

차기 공군참모총장에는 이성용(56·공사 34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제10전투비행단장과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공군참모차장 등을 역임했다. 국방부는 이 내정자의 발탁에 대해 “공중작전 지휘 능력과 방위력 개선 분야 전문성이 탁월한 장군”이라고 했다.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김승겸(57·육사 42기) 육군참모차장, 지상작전사령관에는 안준석(56·육사 43기)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제2작전사령관에는 김정수(57·육사 42기) 지작사 참모장이 각각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