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 선서문을 임이자 위원장에게 제출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전격 철회했다. 파격적인 ‘보수 인사’ 영입으로 주목받았던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와 이후 이어진 여론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결국 낙마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그 이후 국민적 평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봤다”며 “이 대통령은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지명 철회 배경에 대해 “후보자는 보수 정당에서 세 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 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국민적 여론이 부정적으로 기운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번 낙마에도 불구하고 ‘통합 인사’라는 국정 운영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수석은 “통합은 진영 논리를 넘는 변화와 함께 대통합의 결실로 맺어질 수 있다”며 “통합 인사를 통해 대통합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숙고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통합과 실용 인선”이라며 국민의힘 출신인 이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후 이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이 불거지며 여권 내에서도 반발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본인 소명을 들어봐야 한다”면서 거취 결정을 미뤄왔다.

지난 23일 청문회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두고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됐고,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하는 방식이 거론됐으나, 홍 수석은 “보수 진영에 있는 분을 모셔왔기 때문에, 지명 철회까지도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다하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명백한 인사 참사이자 인사 검증 실패”라며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작년 6월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무위원 후보자 낙마는 이번이 3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0일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를 했고, 3일 후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