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충북 괴산에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학군장교(ROTC) 통합 임관식에 참석해 “우수한 대학생과 미래 세대가 망설임 없이 여러분의 뒤를 따르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국군 통수권자로서 여러분 모두가 군복과 계급장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여러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ROTC 임관식을 찾은 것은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최근 ROTC 지원율이 급감해 초급장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ROTC 임관식을 찾아 관심과 지원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날 임관식에선 육·해·공군과 해병대 소위 2776명이 계급장을 달았다. 육군 2452명, 해군 96명, 공군 142명, 해병대 86명 등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입대한 청년, 3대 군인 가족, 6·25 참전유공자 후손 등 이날 임관한 장교들의 면면을 소개하며 “대를 이은 대한민국 수호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959년 학군단 창설 이후 총 23만 명에 달하는 학군 장교들은 전 후방 각지에서 국가 방위에 헌신하며 대한민국 수호의 근간이 되었다”며 “여러분은 우리 군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외출 중인 장병들에게 처음 보는 국민께서 식사비를 내주시고 장병들에게 앞다퉈서 할인을 제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우리 군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군의 확고한 대적관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하고 핵 위협과 핵 투발 수단인 미사일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라면서 “급기야 민족 개념마저 부정한 데 이어 우리를 교전 상대국 주적으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을 초토화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사회 혼란과 국론 분열을 목적으로 다양한 도발과 심리전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군은 국민과 함께 일치단결하여 대한민국을 흔들려는 북한의 책동을 단호하게 물리쳐야 한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상대의 선의에 기댄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 능력과 대비 태세에 기반한 힘에 의한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라면서 “정부와 군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강력하고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이 도발한다면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핵 협의 그룹을 통해 한미 일체형 핵 확장 억제를 완성하고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을 가속화하여 북한의 핵 위협을 원천 봉쇄하겠다”며 “아울러 강력한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한미일 안보협력과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군은 이러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여 더욱 확고한 안보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라며”며 “굳건한 안보 태세의 핵심은 우리 장병들의 확고한 국가관과 대적관”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하면서 임관식에 참석한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조천형 상사의 딸 시은(22)씨를 직접 소개하다가 목이 멘 듯 수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조시은씨는 현재 부경대 해군 학군단 장교 후보생이다.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16년 만에 학군장교 임관식을 찾은 것은 최근 ROTC 지원율이 급감하는 등 군의 초급 간부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과 관련이 있다. ROTC는 1961년 이후 올해(62기)까지 매년 3000~4000명이 임관해 초급장교의 70%를 차지해왔다. 지금까지 육해공군 및 해병대 ROTC 출신은 24만명에 달한다. ROTC 지원율(경쟁률)은 지난 2015년 4.8대1에서 2022년 2.4대1로 반 토막이 났고, 지난해엔 1.8대1을 기록했다. 육군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후보생을 추가 모집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임관식을 찾아 초급육성에 관한 관심과 의지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초급 간부들이 임무에 전념할 수 지원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고, 정부는 올해 소위와 하사 초임(1호봉) 봉급을 작년과 비교해 6% 인상했다.
이날 임관한 신임 소위 가운데 대통령상은 육군 한정호(한림대), 해군 오지윤(부경대), 공군 노균호(한국교통대) 소위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