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새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법조계에선 임기 말 정권의 ‘안전’을 책임질 ‘방탄 검찰총장’ 지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남 영광 출신의 김 후보자는 법무 차관으로 있으면서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모두 보좌했다. 그는 차관 때인 2019년 이성윤 지검장(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대검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조국 수사팀’을 제안했다가 검찰 반발을 샀었다. 김 후보자는 또 ‘조국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가 한창이던 같은 해 11월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에게 ‘검찰 개혁 방안’을 보고한 뒤 대통령의 발언을 수첩에 받아 적는 모습이 공개돼 ‘받아쓰기 검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국민 인권 보호와 검찰 개혁에 앞장서 왔다”며 “적극적 소통으로 검찰 조직을 안정화하는 한편 국민이 바라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소임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년전엔 '받아쓰기 검사'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0월 16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당시 김오수(오른쪽) 법무부 차관에게 검찰 개편안의 조속한 이행을 지시하고 있다. 3일 문 대통령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에 김 전 차관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019년 11월 문 대통령에게 검찰 개혁 방안을 보고한 뒤 대통령 발언을 수첩에 받아 적는 모습이 공개돼‘받아쓰기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청와대

김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국민권익위원장으로도 거론됐고, 작년엔 두 번이나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추천됐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이 ‘감사위원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워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아카데미 노미네이션(지명)처럼 최다 (공직 후보자) 노미네이션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췄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차관 시절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에 관여한 의혹으로 수원지검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법조계 인사들은 “정권 핵심부 비위가 흘러나오는 임기 말에 청와대가 검찰을 관리해줄 수 있는 ‘우리 사람’으로 김 후보자를 낙점한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연수원 20기로 현 고검장들(23~24기)보다 기수가 높아, 향후 단행될 검찰 간부 인사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김 후보자와 함께 대표적 친정권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23기)의 유임설도 힘을 얻고 있다.

조국·추미애 보필한 김오수, 文정권말 ‘방탄 총장’으로 낙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후임으로 친정권 성향의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지명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결국 정권 말 ‘방탄용 코드 총장’을 낙점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 후보자로 대선 관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김오수 후보자도 ‘피의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총장 레이스에서 탈락한 것은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혐의로 기소를 앞두고 있었던 점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원지검이 김 후보자도 기소할지는 불투명하지만 그 역시 검찰 수사 대상이다. 법조인들은 “김 후보자가 ‘피의자 신분’이란 점은 이 지검장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법무차관 재직 때인 2019년 3월 ‘김학의 불법 출금’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최근 수원지검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본인이 ‘국민 천거자’ 명단에 들어갔고 법무부의 총장 후보 추천 일정이 가시화되자 그제야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청와대로선 ‘정권 방탄용’으로 이성윤 지검장이 최적의 카드였겠지만, 기소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결국 정권 말 안전을 책임질 ‘차선’으로 친정권 성향의 김 전 차관을 선택한 것 같다”고 했다. 당초 정치권과 검찰 안팎에서는 ‘김오수 발탁설’이 파다했고 이 예상이 빗나가지 않은 셈이다. 김 후보자는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될 때 총장 후보 최종 4인에 든 적이 있어 재수(再修) 끝에 총장직에 오르게 됐다.

◇검찰 내 ‘을사2적’ 불리기도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기 법무차관으로 임명돼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차례로 보좌하며 친정권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조국 수사’가 한창이던 2019년 김 후보자는 당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조국 수사팀’을 꾸리자”고 대검에 제안했던 게 외부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두 사람을 “을사2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김 후보자는 2019년 10월 조국 전 장관이 일가 비리 의혹으로 취임 한 달여 만에 낙마하자, 이듬해 1월 추미애 전 장관 취임 전까지 법무장관 직무대행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김오수 법무장관 직무대행과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대면 보고를 받으며 “검찰 개혁을 마무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김 후보자가 문 대통령 앞에서 받아쓰기를 하는 사진도 언론에 공개됐다.

전남 영광 출신의 김 후보자는 광주 대동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만 금융감독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하마평에 단골로 올랐다. 지난해 4월 법무차관 퇴임 후에는 감사원 감사위원 후보로 청와대가 밀었으나 최재형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감사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아카데미 노미네이션(지명)처럼 최다 노미네이션이 아닐까”라며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췄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대선 관리 공정성 우려도

김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정된 후보자 4명 가운데서도 가장 적은 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추천위 투표 순위가 총장 임명 기준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외부의 시각과 청와대 눈높이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인 김 후보자의 최대 과제로는 내년 3월 실시될 대선의 공정한 관리가 꼽힌다. 그런데 검찰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의 친정권 성향이 두고두고 공정성 시비의 ‘불씨’를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 법조인은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붙잡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처가 관련 고발 사건을 예로 들면서 “야권 대선 후보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큰 윤 전 총장에 대해 불리한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 과연 신뢰를 받겠느냐”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힘든 시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