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고민정의원이 청와대 대변인 시절 2019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아뉴스네트워크(ANN) 이사진 접견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의사·간호사 편가르기’ 논란 메시지를 두고 3일 청와대 내부에서는 대통령이 아닌 기획비서관실이 글을 작성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가 그간 “문 대통령이 직접 SNS 글을 쓴다”고 해왔는데 막상 특정 글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참모진에게 ‘책임전가‘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과거 ‘문 대통령의 SNS 글 직접 작성‘을 수 차례 강조해왔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고 의원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본인이 자판으로 엔터를 쳐서 올리고 이런 것까지는 아니지만 본인이 직접 글을 다 쓰셔서 관리자에게 전해지면 관리자가 업로드를 시킨다”고도 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코로나 방역에 나선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해당 글은 비서관(기획비서관)실을 거쳐 나온 것”이라고 했다. 애초 메시지는 간호사를 격려하고자 했던 것인데, 글로 전하는 과정에서 와전됐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이 2일 오전 “의사들은 (파업 때문에) 떠났는데, (자리를 지키는)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준비해야겠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공무원 인력 충원 계획에 공공의료원, 공공병원 간호사 충원 충원이 들어가 있지 않은데 꼭 반영되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요청이 기획비서관실로 전달돼 논란의 메시지가 나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아닌 참모들의 잘못으로 이번 일이 생겼다는 취지다.

대통령의 주요 회의 발언이나 대국민 메시지는 기획비서관실이 담당해 처리한다. 기획비서관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오종식 비서관이 맡고 있다.

청와대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야당과 네티즌들은 고민정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참 구차하다. 칭찬 받을 때는 본인이 직접 쓴 것이고 욕 먹을 때는 비서관이 쓴 것인가”라며 “고민정 의원은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SNS 글을 직접 쓰신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직접 쓴다고 할 땐 언제이고 이제와서는 비서관이 의사·간호사 갈라치기 글을 올렸다고 한다”며 “유리할 땐 내가(문 대통령이) 했고, 불리하면 비서관이 했다고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한 네티즌은 “지금 흘러나오는 청와대 입장이 사실이라면 고민정 의원이 과거 청와대에 있으면서 거짓말을 한 것이냐”며 ”진실을 알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고 의원은 문 대통령이 글을 다 쓰셔서 관리자에게 전해준다고 했는데 지금 청와대측 입장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고 의원이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