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선출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현역 3선 중진인 박주민·전현희 의원을 상대로 과반을 득표해 본선행을 확정했다. 중앙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기초단체장 출신이 작년 말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으로 주목 받으며 거대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것이다.
정 후보는 9일 후보 확정 뒤 페이스북에 “이번 선택은 하나 된 민주당으로 서울에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며 “오세훈 10년의 무능을 심판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서울에서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했다. 또 “민주당의 전통과 정신으로 더 나은 서울을 만들겠다”며 “시민이 주인이고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기회가 넓어지고 시간을 평등하게 누리는 서울, 경쟁력과 미래 비전이 살아나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에게 패배한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 후보를 중심으로 서울을 되찾는 싸움에 함께하겠다”고 했고, 전현희 의원은 “원팀 정신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향해 함께 나아가겠다”고 했다.
정 후보는 전남 여수 출신으로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선전부장 등을 지냈다. 임종석 전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 입문했고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거쳤다. 2014년 성동구청장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민선 이후 서울 25개 구청장 중 유일한 3선 출신 구청장이다. 2022년 대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선 서울 한강벨트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민주당 출신 구청장이기도 했다. 성수동 도시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왕십리역 유치 등이 구청장으로서 정 후보의 주요 성과다. 민주당에서 구청장 출신이 국회 등 중앙 정치를 거치지 않고 서울시장 후보로 직행한 것은 정 후보가 처음이다.
대중 인지도가 떨어졌던 정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된 데에는 ‘명픽’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성동구의 시정 만족도가 92.9%라는 기사를 공유하며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듯”이라고 공개 칭찬했다. 이날 이후 여당 지지층 사이에서 정 후보의 인지도는 급상승했다. ‘검증이 덜 된 신인’이 아니라 ‘이 대통령이 선택한 카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 후보는 이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왔다. 정 후보 역시 본인을 ‘리틀 이재명’으로 부르며 행정에 능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경선 막판엔 여야 모두에서 정 후보에 대한 ‘휴양지 칸쿤 출장’ ‘농지법 위반’ ‘여론조사 왜곡’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칸쿤 출장 의혹을 제기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 징계안을 제출하는 등 적극 방어하며 정 후보를 엄호했다. 박주민, 전현희 의원은 “정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경선 일정을 미루자고도 했으나 당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의힘도 오는 18일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한다. 현역인 오세훈 서울시장, 박수민 의원, 윤희숙 전 의원이 3자 구도로 맞붙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오는 16∼17일 이틀간 당원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결과 50%를 합산해서 선출한다. 경선 판세는 오 시장을 박 의원·윤 전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어떤 후보가 되든 중앙 정치 경험이 없는 정 후보의 약점을 부각해 서울시장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은 10일 채널A에서 두 번째 TV 토론을 거쳐 11일부터 본경선 선거운동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