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될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놓고 여야가 공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주당은 부산 출신인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영입을 추진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상태다.

국민의힘은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 북갑 무소속 출마 가능성 놓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하 수석 차출이 무산되면 또다른 후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고,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가 나오면 야권 표가 갈라질 수 밖에 없다”며 “양쪽 다 셈법이 복잡하다”고 했다.

부산 북갑은 부산 18개 국회의원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이 가진 유일한 의석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북갑을 사수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정청래 대표까지 나서서 부산이 고향인 하 수석의 출마를 요구해왔다. 정 대표는 “하 수석이 적임자”라며 삼고초려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회의에서 하 수석에게 “할 일도 많은데,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며 출마를 만류하는 듯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하 수석도 이후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에서 당분간 더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통령의 하 수석 띄우기’란 말도 나오면서 출마 가능성이 닫힌 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하 수석도 10일 JTBC 유튜브에서 ‘수석으로 계속 남겠다고 약속해달라’는 사회자 말에 “대통령 뜻이 바뀌시면 어떡하냐. 약속을 해도 깰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 지도부는 또 다른 후보 물색에 나서지만 하 수석을 계속 설득하겠단 입장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월 7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한 식당을 찾아 돼지국밥을 먹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가 부산 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얘기가 나오자 설전을 벌였다. 한 전 대표는 이날도 KBS 라디오에서 “저는 부산에 대해 깊은 애정이 있고 부산 발전에 아주 큰 목표를 갖고 있다”며 출마를 시사했다. 이에 국민의힘 일각에선 한 전 대표를 보수 단일 후보로 내세우자는 의견도 나온다.

부산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최근 지도부 인사에 “부산 선거 판세가 매우 안좋다”며 “부산 북갑은 무공천하고 한 전 대표를 내세워 판을 바꾸자”고 건의했다고 한다. 최근 한 전 대표와 만난 국민의힘 부산 북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도 본지에 “부산의 중도·보수층을 잡으려면 한 전 대표를 단일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재까지 “후보를 내지 않을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으로 알려졌다. 부산 북갑 출마를 선언한 박민식 전 의원도 전날 “북갑은 누군가의 거래 대상이 아니다. 유명 정치인들의 놀이터도 아니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