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비판 메시지를 담은 파란색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통상 당색인 빨간색 현수막을 쓰지만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실책을 부각하겠다는 차원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의도는 알겠는데 유권자들 입장에선 헷갈릴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8일 부산 부산진구 동천대로 건널목 부근에 파란색 더불어민주당 현수막(위)과 파란색 국민의힘 현수막(아래)이 나란히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보국은 지난달 말 지역 시·도당위원회에 파란색 배경에 흰색·노란색 글씨로 정부 비판 문구를 적는 현수막 시안을 내려보냈다. 이후 각 지역에선 ‘곰팡이 코로나 백신 이재명 정부는 정보 공개 하라!’ ‘세금 폭탄·월세 폭등·전세 실종’ ‘李 정권 경제는 답답! 부동산은 노답!’이라 적힌 파란 현수막이 걸렸다. 문구 옆에는 흰색 배경에 국민의힘 로고와 지역 당협위원장들의 이름이 적혔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파란색을 현수막에 종종 사용해왔다. 국민의힘의 이런 전략은 과거에 주효하게 먹힌 적도 있다. 2020년 ‘김종인 비상대책위’ 시절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 회의장에 파란색 배경에 흰색 글씨로 ‘“그래도 안떨어져요, 집값”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적은 배경 현수막을 내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부산의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 당이 정부 비판 현수막을 쓸 때 보통 흰색 배경에 파란색 글씨로 포인트를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파란색 배경으로 돼 어느 당 현수막인지 헷갈린다는 말을 지역에서 많이 들었다”고 했다. 여권 등에선 “국민의힘이 자기 당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파란색을 쓴다”는 말도 나왔다. 수도권을 비롯해 최근 접전지로 분류된 대구까지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후보들이 흰색 옷을 입고 유세를 하고 있는데, 이번 현수막도 현재의 당 상황을 반영한 것이란 반응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부 실정을 부각하는 충격 요법 차원에서 이번에 파란색 배경의 현수막을 걸었던 것”이라며 “다음엔 다시 우리 당이 쓰던 원래의 현수막을 내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부 정책 실정을 부각하는 현수막 외엔 기존의 흰색·빨간색이 쓰인 당 현수막을 사용하고 있다. 예컨대 서해 수호의 날(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을 기념해 천안함 용사들을 기리는 현수막은 빨간색·흰색·검은색이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