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헌과 관련된 ‘국민투표법 운용 기준 안내’ 공문(公文)을 각 당에 발송하자, 국민의힘이 “선관위가 지선·개헌(改憲) 연계에 동조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등이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 개헌안 통과를 서두르는 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선관위가 발송한 ‘국민투표법 운용 기준 안내’ 공문을 게재하며 “선관위는 야당을 압박하는 ‘개헌 스크럼’에 동참하지 말라”고 했다. 선관위가 지난 3일 각 정당의 중앙당 대표자·국회의원들 앞으로 발송한 공문에는 ‘국민투표 운동은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때부터 성립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국민투표 운동’은 유권자들에게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의 찬성 또는 반대를 독려하는 행위다.

송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선관위가 각 당에 공문을 보낸 이유는 개헌 하나밖에 짐작되지 않는다”며 “중앙선관위는 개헌안이 야당의 저지를 뚫고 국회를 통과해 국민투표를 치르게 될 것이라 예상해 이런 공문을 보낸 건가.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선관위 측은 “개헌안이 발의됐기 때문에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개별 정당에 안내사항을 발송한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개 정당 의원 187명은 지난 3일 개헌안을 발의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 사실상 입법부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개헌안에는 헌법 전문(前文)에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명시하는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 등은 5월 초·중순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통과시켜 지방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려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295명 가운데 19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국민의힘 의원들 중 10명 이상이 당론에서 이탈해 찬성해야 한다.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송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개헌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개헌을 (지방)선거에 맞춰서 실시한다면 그 선거는 개헌 선거가 된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