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일 신용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 직무대행을 충북지사 후보로 공천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김상욱 민주당 의원을 울산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에 있다가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4년 전 지방선거 때 두 곳 모두에서 승리했던 국민의힘은 이번엔 공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신용한 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는 2024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다. 신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았다. 2022년 충북지사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불출마하고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2024년 2월 민주당에 입당했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선 캠프 시절 일을 공개하고 윤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신 후보는 이번 당내 경선에서 노영민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꺾고 후보로 결정됐다.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변호사 출신으로, 2024년 총선 당시 현역 의원이 컷오프된 울산 남구갑에 공천돼 당선됐다. 계엄 직후엔 친한동훈계 의원들과 함께 활동하고,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자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다만 ‘단독 행동’으로 친한계와 멀어졌고, 탈당했다가 대선 기간인 작년 5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국민의힘은 충북과 울산에서 공천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공천 배제)했지만 법원에서 효력 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공천을 원점에서 다시 하기로 했다. 김 지사를 포함해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 윤희근 전 경찰청장 등이 경쟁할 전망이다. 다만 공천 논란 속에 조길형 전 충주시장이 출마를 포기하고, 당 지도부는 재출마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울산도 컷오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두겸 현 시장을 단수 공천하면서, 3선 시장 출신 박맹우 전 시장을 컷오프했다. 이에 불복해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 전 시장은 7일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 전 시장이 출마하면 지지층 표가 갈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권에선 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울산 동구청장 출신 진보당 김종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럴 경우, 진보 강세 지역인 울산 동구와 북구를 기반으로 한 여권 단일화 후보가 나오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울산도 보수 진영의 균열된 틈을 파고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전통적인 지지층은 국민의힘에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2·3·4월 첫 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면, 대구·경북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5%→35%→35%로 하락세고, 연령별로도 70대 이상 지지율은 39%→34%→30%로 떨어지고 있다. 본인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사람들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59%→53%→46%로 두 달 새 13%포인트 떨어졌다. 정기 여론조사인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보수층의 40%대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70% 이상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계엄 1주년,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등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당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 눈치만 보느라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뚜렷한 공천 전략 없이 내분도 정리를 못 하니 집토끼(전통 지지층)마저 산으로 흩어지는 모양새”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서울, 부산 등 핵심 지역에서도 당 행태에 염증을 느낀 보수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사퇴했던 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전남·광주통합시장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