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30일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대구가 점점 더 나빠지는 이유는 대구의 정치 때문”이라며 “대구는 한 당이 독식하고 있어서 정치인들이 일을 안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대구 정치인들은) 일을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당선된다”며 “대구시민들을 표 찍어주는 기계쯤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또 “이번에도 선거 후반이 되면, 국민의힘은 ‘보수가 위기다. 대구까지 좌파에게 넘겨주면 안 된다’고 호소하고 큰절하고 다닐 것”이라며 “언제까지 이런 부끄러운 정치 행태를 지켜보시기만 하겠느냐”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진정한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라며 “이번에는 대구가 앞장서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의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 보수 정당이 환골탈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리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정치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구시민들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 지금 대구에 꼭 필요한 사람. 저 김부겸을 써달라”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출마 선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부겸입니다.
제 원래 국회의원 선거구는 경기도 군포시였습니다. 그곳에서 3선을 지냈습니다. 한 10년쯤 정치를 하자 점점 타성에 젖어 갔습니다. 여야가 정쟁만 한다는 국민의 원성도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소명을 어느새 잊어버렸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드는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치 처음 시작할 때의 그런 마음으로 다시 서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구로 갔습니다.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다시 대구시장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지난 12년 전 2014년에 도전하고 난 뒤에 이번에 재도전입니다.
출마 요청은 작년 가을부터 받았습니다. 먼저 대구의 후배 정치인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미 뛰고 있는 좋은 후보도 계셨고요.
두 달 전에, 고 이해찬 총리님 장례식장에서는 선배님들이 찾아오셔서 추궁하셨습니다. ‘자네, 이제 대구는 잊었냐? 이대로 계속 가면, 대구는 완전히 희망이 없다는 거 잘 알지 않는가. 자칫하다간 강성 싸움꾼들의 난장판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는가. 이런 절박한 시기에 자네만 편하게 살겠다고?’ 뼈아픈 질책을 주셨습니다.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이 짐을 피하면 부끄러울 것 같았습니다. 제가 결국 져야 할 책임은 대구다,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굳이 소소한 여러 가지 통계 자료를 들이대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2011년 내려갔을 때 250만이던 대구시 인구는 어느새 235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우리들의 아들딸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더 나빠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저는 대구의 정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는 한 당이 독식하고 있습니다. 정치에서는 경쟁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니 정치인들이 일을 안 합니다. 일을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당선이 됩니다. 대구시민들을 표 찍어주는 기계쯤으로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힘들어하는 대구시민의 처지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에도 선거 후반이 되면, 국민의힘은 또 이렇게 이야기하고 다닐 겁니다. ‘보수가 위기다. 대구까지 좌파에게 넘겨주면 안 된다. 일당 독재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망하도록 놔둘 것이냐?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을 한 번 더 지켜 달라.’ 이렇게 호소하고 다니면서 빨간 점퍼를 입은 분들이 넙죽넙죽 큰절하고 다닐 겁니다.
부끄럽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부끄러운 정치 행태를 지켜보시기만 하시렵니까? 저는 사실은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닙니다. 보수는 원래 정도를 지키고 조국을 사랑하고 지역을 발전시키고 사랑하는 그런 마음들이, 그게 보수 아닙니까? 나라가 망하고 대구가 망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무슨 보수를 운운합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이번에는 대구가 앞장서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의 진짜 보수가 살아납니다. 보수 정당이 환골탈태할 수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한국 정치가 균형을 되찾고, 제자리를 잡아갈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생각합니다.
유능한 진보, 건강한 보수가 함께 있는 그런 대한민국 정치 구도가 될 것입니다. 그래야 대한민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고, 대구도 숨통이 트이겠죠.
15년 전에 저는 한국 정치의 암 덩어리, 지역주의, 이 벽을 넘어 보겠다고 대구에서 출마했었습니다. 오늘 저는 지역주의보다 더 높은 벽을 넘고자 합니다. 지역 소멸이라는 절망의 벽입니다.
우리의 아들딸들이 대구를 등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습니다. 수도권의 반지하 원룸으로 짐을 싸서 올라갑니다. 보내준 용돈으로, 또 보태준 생활비로는 턱없이 모자라 서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지는 않는지, 부모 가슴에 휑하게 바람 구멍이 뚫립니다. 취직이 어려운 자식은 부모 눈치를 보고, 부모는 자식 눈치를 살핍니다. 어쩌다 우리 대구가 이렇게 되었습니까? 이제 우리 시민 스스로가 대구의 대변혁을 만들어 내야만 합니다.
대구는 저를 키워준 도시입니다. 제가 클 때, 대구는 저의 자부심이었습니다. 그 자부심을 우리 아들딸들도 느끼게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식을 위한 일인데, 부모들이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
저, 김부겸 이제 대구시민 곁으로 가겠습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정치적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시민들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습니다. 대구시민들과 함께 대구의 대변혁을 이뤄내고 싶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지금 대구에 꼭 필요한 사람. 저 김부겸, 저 김부겸을 써주십시오. 저 김부겸과 함께 대구 한번 바꿔보십시다. 대구, 다시 한 번 해보입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