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를 계기로 본격적인 동진(東進)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자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에도 당력을 쏟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6월 시·도지사 선거에서 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 석권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호남 출마를 시사했다.
김 전 총리는 30일 대구 2·28 기념중앙공원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김 전 총리 측은 “2·28 민주운동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 김 전 총리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재임할 때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며 “대구 시민의 자존심과 변화의 정신이 살아 있는 곳으로, 변화의 길로 나아가자는 뜻에서 출마 장소로 택했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에는 대구·경북 신공항, AX(인공지능 전환), 로봇 수도 지정 관련 내용도 들어갈 전망이다.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지난 28일 경북 영덕을 찾아 대게 조업 체험을 하고 대게 축제를 방문했다. 그는 경북 방문과 관련해 “민주당으로서 좀 어려운 지역을 더 자주 와야겠다”며 “지금까지 소홀한 점이 있었다면 좀 더 관심을 갖고 이곳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선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후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30일 저녁 첫 후보 토론회가 예정돼 있지만 주 의원은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상징인 빨간색 대신 흰옷을 입고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막바지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대구에서도 밀리면 끝장’이란 결집 심리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쉬운 싸움은 아니다”면서도 “컷오프 논란 등 국민의힘 내홍이 변수”라고 했다. 대구시장 선거 프레임을 ‘정권 심판’ 대신 ‘국민의힘 심판’으로 만들면 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27%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경남에 ‘친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 울산에는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울산 남갑) 의원을 각각 공천했다. 부산에선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다가 통일교 의혹으로 사퇴한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과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의 경선이 치러진다. 전 의원은 28일 “푸른 바다 옆 아름다운 돔 야구장, 부산 시민의 꿈을 반드시 이뤄 드리겠다. 해수부 장관 시절 이미 상당 부분 검토를 마쳤다”며 북항 돔구장 건립을 공약했다.
국민의힘은 상대적 약세인 경기와 호남에선 아직 후보군조차 추리지 못한 상황이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치는 책임이다. 어려운 길이 있다면 누군가는 먼저 그 길로 가야 한다”며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저의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공천 신청자가 없는 상황에서 호남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시·도지사 외에도 호남 지역 41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는 단 1명에 불과하다.
이 위원장은 본지에 “‘참고 양보하고 헌신해 달라’고 호소하는 나부터 앞장서 험지 중 험지로 달려갈 의향이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위원장은 19·20대 총선 때 전남 순천에서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전남지사에 출마해 18.8%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