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을 추진하는 모임’을 25일 발족하고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탄핵안은 대선 전인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을 두고 “총칼 대신 판결문으로 권력을 찬탈하려 한 치명적인 사법 쿠데타”라고 했다. 또 “조 대법원장이 비공식 조직인 ‘별동대’에 (이 대통령 사건을) 사전 배당했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민주당이 탄핵안을 실제 발의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민주당 의원 96명을 포함해 112명이 서명해 탄핵안 발의 요건(국회 재적의원 3분의 1·99명)은 갖춘 상태다.
탄핵안 초안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의 탄핵 사유는 크게 ‘이 대통령 사건의 불법 사전 배당’ ’12·3 비상계엄 전후의 헌법 및 법률 위배 행위’다. 탄핵안에는 “6·3 조기 대선 후보 등록일 이전에 유력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려는 뚜렷한 정치적 목적하에 초속결 기획 재판을 강행했다”고 적혀 있다. 조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 사건 배당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또 “계엄 사태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에도 사법부는 내란 중요 임무 종사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줄줄이 기각하고,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지방법원 소속 개별 판사의 판단을 대법원장 탄핵 사유로 명시한 것이다.
탄핵을 추진하는 범여권 의원들 간 간담회도 이날 진행됐다. 민주당 김문수·서미화·이성윤·이재강·전진숙·정진욱·조계원 의원,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이 참여했다. 최혁진 의원은 이날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직 안 맡고 있는 분들도 내용을 파악하는 대로 서명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서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계속해서 조 대법원장 탄핵이 “당론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탄핵소추안 발의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발의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주말 각 정당에서 수정이나 보완할 점에 대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주 내 발의도 가능하다”고 했다. 국회법에 따라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국회의장이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하고,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 여부를 표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