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온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를 놓고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법에는 ‘국정감사·조사는 계속 중인 재판·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선 안 된다’고 돼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국정조사 대상인 이재명 대통령 사건 등 7건 모두 재판 진행 중”이라며 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되자 민주당은 ‘해당 사건들의 공소 취소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검찰 조작 기소를 밝히기 위한 것’이란 취지로 말을 바꿨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현행법은 재판 중이거나 수사 중인 사건에 개입할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대장동, 쌍방울 대북송금 등 사건을 통째로 조사 대상에 올렸다”며 “국정조사가 아니라 결론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정치 재판”이라고 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국정조사 강행은 법을 대놓고 어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통령 공소 취소를 위한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오는 5월 8일까지 진행하는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했다. 대상은 이 대통령의 대장동·위례신도시·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사건,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7개로, 모두 재판 중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계획서가 상정되자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본회의 표결에 불참했다. 다만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사 진행을 막겠다며 국민의힘 몫의 국정조사특위 위원을 선임했다. 일각에선 “위법이라면 특위에 들어가는 대신 법적 대응책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는 조작 기소에 대한 문제 제기이며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기표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조작 기소 자체의 상황에 대해 국정조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 모임과 국정조사는 별개”라고 했다. 공소 취소를 위한 국정조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여러 번 “공소 취소를 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국정조사 추진 자체가 민주당 내 친명계로 꾸려졌던 ‘대통령 공소 취소를 위한 모임’에서 시작됐다.
검찰 내부에선 반발과 함께 지휘부의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서 검찰 지휘부를 향해 “명백한 위법인 국정조사를 통해 재판 중인 사건의 수사검사들을 데려다 조리돌림을 하면서 인격을 훼손하고 사건의 본질을 뒤틀 것이 뻔한데 그냥 두고 보실 생각인 것인지”라고 썼다. 한 법조인도 “민주당은 만약 국정조사에서 부당함이 발견된다면 재판에 반영돼야 한다고 할 건데, 그게 재판 관여 아닌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