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9일 의원 전원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기 앞서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간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노선 변화 요구에도 장 대표가 강성 지지층 위주의 결집만 강조하자 원내지도부를 포함한 의원들이 장 대표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 경기 남양주시의 한 족발집에서 국민의힘 지도부 8인 회동이 열렸다. 장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5시간가량 지방선거 위기, ‘절윤’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절윤과 관련, “그동안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 이야기를 수없이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심이 안 좋다. 당장 지방선거가 위기다”라며 장 대표를 설득했다고 한다. 결의문 초안은 원내지도부가 중심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7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공천 접수를 미루더라도 (당 노선 관련) 끝장 토론 자리부터 마련해 달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해 온 오 시장이 공천 신청 마감일(8일)을 하루 앞두고 장 대표에게 최후 통첩을 한 것이다. 결의문을 준비했던 원내지도부도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그날 오후 안철수 의원에게 만나자고 해 당 노선 변경 이야기 없이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 의원이 출마 요구를 거절했고, 장 대표는 그날 저녁 오 시장과 서울시장 공관에서 만났다고 한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당 노선 변경과 당권파 인사 일부를 청산하라고 요구했고, 장 대표는 “잘 들었다”고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절윤 결의문이 나오긴 했지만 장 대표가 실제 노선을 바꿀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일단 ‘윤 어게인 절연’ 선언은 했지만, 앞으로가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성권 의원은 ”절윤인지는 추후 사후적으로 나타나게 될 조치와 행동이 있느냐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의원 총회에선 윤리위원장과 일부 당권파 인사 조치 요구도 나왔다. ‘혁신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장 대표를 2선으로 물리고 새 인물을 선대위원장으로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장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전날 결의문 채택에 대해 질문을 받고 “대변인을 통해 (의원들 총의를 존중한다는) 제 입장을 말했다”고 했다. 일부 당권파 당직자에 대한 인사 조치 요구 등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야권 관계자는 “공천이 끝나고 선거가 본격화되면 당 인사 물갈이, 한동훈 역할론 등의 요구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