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편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강경파를 겨냥해 연일 글을 올린 가운데, 10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이 정부의 검찰 개편안을 비판하면서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 검사들에게 ‘대통령의 뜻이니 대통령 공소를 취소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친명계는 “출처도 없는 음모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친명계인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는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음모론으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느냐”는 글을 올렸다. 앞서 MBC 기자 출신인 장인수씨가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해 검찰 내부에 나돌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는데, 이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장씨는 “누가 봐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매우 최근 다수 고위 검사들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킨 것만 한다’라면서 ‘공소 취소해 줘라’라는 뜻을 전달했다.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했다. 장씨는 그러면서 “검찰은 ‘이재명 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검사들은 검찰 수뇌부가 공소 취소를 해주면 대통령과 검찰 수뇌부를 묶어서 통으로 보낼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큰 취재를 했다”고 했다.
한 의원은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권의 정치 검사들에게 집요하게 물어뜯기고 난도질당했다”며 “방송에서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을 꺼내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고 당원과 국민을 갈라놓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느냐”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유튜브에서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 바보 같은 사람이 이재명 정부에는 없다. 민주당에도 그런 수준 이하의 사람은 없다. (그런 주장에)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렇지만 여권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유지를 맞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이어졌다. 최근 친명계가 주도한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 결성 등도 거론됐다. 이에 민주당 한 관계자는 “대통령 공소 취소와 수사권을 거래한다는 건 선을 한참 넘은 것이다. 막가자는 거냐”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 측근이 공소 취소를 거론했다는 주장 자체는 단순히 음모론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와 친명계 내부에선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고, 이 대통령 본인도 검찰의 조작 기소라고 스스로 여러 번 주장했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을 중심으로 하는 여권 강경파는 최근 정부의 검찰 개편안을 “개혁이 아니라 후퇴”라며 연일 공격하고 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도 MBC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인지 제가 정확히 알 수는 없는데, 지금 정부에서 내놓은 검찰 개혁안이 이대로 시행되면 검찰 개혁의 취지를 오히려 훼손시킬 것”이라고 했다.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는 국회도서관에서 국민 보고대회를 열어 보완수사권, 보완수사 요구권을 포함한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긴급실행과제’ 중 하나로 정부에 제시했다.
그렇지만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치법을 정부안을 토대로 이번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강경파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도 나왔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안을 존중해야 한다”며 “정부가 숙의를 거치고 당과 논의 후 갖고 온 개혁안을 ‘개혁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부와 개혁 자체를 흔들 수 있다”고 했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정부안을 포함한 중수청 설치법 4건을 법안소위로 회부했다. 행안위는 11일에는 중수청 설치법 관련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