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8일 공개한 시·도지사 공천 신청자 38명 중 현역 의원은 7명이다. 이 중 국민의힘 당선이 유력한 대구에 현역 의원 5명이 몰렸고, 부산과 경북에 각각 1명이 지원했다. 반면 서울·인천·경기 등 다른 지역구 의원은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다선 의원들이 시·도지사에 도전하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정치권에선 “최종 후보가 되면 의원직을 포기해야 하는데, 선거가 불리해 보이니 다들 후보 되는 걸 두려워한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현 시장 외에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 신동욱(서울 서초을) 의원 등이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두 사람은 언론에서 “오세훈 시장을 좀 이겨보고 싶다” “당이 필요하다면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8일 최종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권파 일각에서 오 시장 대항마로 거론됐던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도 불출마했다.
경기지사, 인천시장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22년 김동연 경기지사와 박빙 승부를 벌였던 김은혜(경기 성남 분당을) 의원은 다른 후보를 돕겠다며 불출마했다. 이 때문에 경기지사는 전직 의원들만 후보로 지원한 상태다. 전체 18석 중 국민의힘이 17석을 가진 부산에서도 초선인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만 공천을 신청했다.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김도읍(부산 강서)·박수영(부산 남) 의원 등은 출마하지 않았다.
야권 관계자는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역 의원들의 희생과 도전을 촉구했지만 의원들이 철저히 외면했다”며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떨어지느니 내 의원직을 지키겠다는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며 현역 시·도지사가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선거에서 현역 프리미엄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별다른 경쟁 없이 기존 인물들을 그대로 세우는 건 당의 선거 전략이 없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현역 의원들이 지방선거 준비를 해왔다. 서울시장에 박주민(서울 은평갑)·김영배(서울 성북갑)·전현희(서울 중·성동갑) 의원이, 경기지사엔 추미애(경기 하남갑)·권칠승(경기 화성병)·한준호(경기 고양을) 의원이 나선다. 부산은 유일한 민주당 현역 의원인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이 출마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