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4일 6·3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로 친명계 핵심인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강원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된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어 두번째 단수 공천이다. 두 사람 모두 경쟁 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 정리’가 이뤄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후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김이수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인천시장 후보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회계사 출신인 박 의원은 2016년부터 인천 연수갑 지역구에서 3선을 했다.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대선 이후 당내 친명계 핵심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작년 8월 당대표 선거에서 정청래 대표에게 고배를 마셨다. 박 의원은 공천 결과 발표 직후 “인천에서부터 승리의 바람을 일으켜 수도권·전국에서 승리를 견인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때 당권을 두고 경쟁했던 정 대표도 자리에 참석해 “박 의원은 정권 교체의 일등 공신”이라고 했다.

공천 발표 후 포옹하는 정청래·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 심사 발표에서 민주당 인천광역시장 후보로 확정된 박찬대 의원과 포옹하며 축하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당초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박 의원과 3선 김교흥(인천 서갑) 의원의 2파전이었지만, 김 의원이 지난달 26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박 의원 글을 공유하며 격려했는데, 정치권에선 박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부산시장 도전에 나설 전망인 전재수 의원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한준호 의원에겐 대통령 특사 활동에 대한 감사패를 전달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경남지사 후보도 발표할 예정인데,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단수 공천이 확실시된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4일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자 면접에 단독으로 참석했다. 5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며 본격적 선거 준비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후보 경선 지역에선 컷오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후보 경선은 각각 5파전으로 치러지고, 텃밭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경선은 현역 시도지사 등 8명이 경쟁한다. 울산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도 현역 의원 등 3명이 경선을 벌인다. 부산은 13일까지 후보 추가 공모를 하는데, 앞서 공천을 신청한 이재성 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이외에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이 나설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군이 부족한 ‘인물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젊은 국회의원들 여러분이 나서서 (지방선거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보여달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의원들과 개별 접촉하면서 후보 경선에 나서달라고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어려운 선거이다 보니 예비 후보자가 부족하다”며 “이정현 위원장이 현역 시도지사를 몰아세우는 것도 다른 사람이 도전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4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국민의힘 예비후보자 수는 민주당의 절반 수준이다. 17개 시·도지사 선거의 민주당 예비후보자는 20명인데 국민의힘은 12명에 그쳤다. 또 기초단체장은 민주당 326명, 국민의힘 175명이 예비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광역의원의 경우도 민주당 544명, 국민의힘 208명으로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저조한 예비후보자 등록률은 장동혁 지도부의 노선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거부로 당이 중도·무당층 민심과 멀어지면서 수도권에서 선거를 준비하는 인사들 가운데는 불출마까지 고려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다만 당내에선 “선거 한두 달 전까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 이외의 경선 후보들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겨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승자가 오 시장과 최종 경선하는 방식이다. 부산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출마를 사실상 확정한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양자 데스매치’를 하는 방안도 공천위 내부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