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구·경북 행정 통합 문제를 두고 원내 지도부와 대구 지역 의원들 간 설전을 벌인 가운데, 결국 26일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통합 찬반 투표를 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가 대구·경북 통합 관련 당내 의견을 사전에 모으지 못하고 더불어민주당의 행정 통합 논의에 끌려가는 등 전략 부재와 리더십 결여 논란이 나오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25일 오전 대구·경북 지역구 당 의원들에게 ‘26일 대구·경북 통합 찬반 투표를 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지난 24일 의원 총회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 부의장 등과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통합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도대체 지도부는 민주당의 행정 통합 논리에 끌려가면서 뭘 하겠다는 건지 전략이 전혀 없다”고 했다.
당내 대구·경북 통합 문제 내홍에 대구 지역구 의원들은 24일 성명문을 내고 ‘통합 찬성’ 입장을 내기도 했다. 찬반 투표를 할 경우 대구(12명) 의원 다수와 경북(13명) 의원 중 대구와 가까운 지역구 의원들이 찬성하면서 반대표보다 찬성표가 더 많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대구 시의원들이 최근 ‘졸속 통합 반대’ 입장을 내면서, 대구 의원들의 지역 민심을 고려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돌아서는 이탈표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북도청 소재지인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부 지역이 더 소외될 것이라는 경북 북부 민심도 경북 지역구 의원들로선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경북 통합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분은 6·3 지방선거와도 맞물려 있다. 이미 대구 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들 인사들이 8명이고, 경북도 출마 선언자만 4명에 현역 의원 일부가 경북지사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구·경북 통합이 지방선거 전 실행되면, 광역단체장 자리가 두 자리에서 한 자리로 줄어들고 최대 20여 명이 대구·경북 통합 단체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선을 벌여야 하는 것을 피하고 싶지 않겠느냐”고 했다.
TK 의원 일부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당 지도부는 ‘주민 투표 필요’ ‘광주·전남 통합법 수준의 특례 조항 수정’ ‘중앙정부 권한 이양’ 등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한다는 것이다. TK의 한 의원은 “사전 논의를 충분히 거쳐서 통합 찬반을 결정하면 될 일”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문제 등으로 당 내분 상황에 어지럽다 보니, 지도부가 지역 현안은 다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권 관계자는 “보수 본진 TK 지역 현안도 입장 정리 못하는 게 지금의 국민의힘 현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