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내란전담재판부가 본격 가동을 시작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사법 3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강행하기로 했다. 사법 3법은 재판소원 도입,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관련 법안으로, 위헌 논란 등에 휩싸여 있다. 다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일단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여야는 ’26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한 가운데 어떤 법안을 상정할지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23일 민주당이 본회의 일정을 이틀 앞당기고 쟁점 법안을 올리겠다고 하면서 여야가 충돌했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24일부터 본회의가 열리게 됐다. 국민의힘은 합의대로 26일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 법안만 처리해야 한다며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했다. 이번 본회의는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3일까지 8일간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광주·전남,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과 사법 3법,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 등 논란이 있는 법안을 순차 처리할 예정이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 3법에 대해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공론화를 통해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24일 본회의’ 의결에… 국힘 반발해 퇴장 한병도 국회 운영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24일 본회의를 개최하자는 의사 일정안을 처리하고 있다. /뉴시스

◇오늘부터 8일간 본회의 ‘극한 대치’ 예고… 대전·충남 통합법은 일단 제동

민주당은 23일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국민의힘 반대 속에 행정통합 특별법, 3차 상법 개정안, 국민투표법 개정안 등을 줄줄이 상정하거나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일방적 국회 운영이라며 반발했다. 여야 대치는 대미투자특별법 논의 및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행안위에서는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재외 국민의 투표권 행사가 제한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개헌 내용에 대한 합의도 없었을 뿐더러 공청회도 열지 않았다”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어 법사위에서도 국민의힘 반대 속에 민주당 주도로 표결 처리됐다. 일각에서는 “6·3 지방선거 때 원포인트 개헌을 하려는 포석”이라는 말도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법사위에선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처리됐고, 광주·전남,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등도 논의됐다. 상법 개정에 대해선 기업 경영권이 불안정해질 수 있어 예외가 필요하다는 재계의 우려가 나왔지만 민주당은 처리를 밀어붙였다.

다만, 민주당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역과 야당의 반발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졸속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국민의힘이 다수인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도 최근 반대를 의결했다.

대전·충남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던진 이슈였다. 민주당이 국회 행안위에서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도 이 때문인데, 이날 “강행 처리하면 지역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전·충남 통합과 관련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양당 대표 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24일 본회의에서 광주·전남, 대구·경북 통합법을 먼저 처리하고 다른 법안 처리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합의되지 않은 모든 안건(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