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총회 정청래(맨 오른쪽)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법 왜곡죄, 대법관 증원법, 재판소원법 등 3대 사법 개편안을 비롯한 쟁점 법안들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 대표 왼쪽은 한병도 원내대표. /박성원 기자

◇與, 당론으로 ‘사법 3법’ 등 강행

더불어민주당이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8일간 국회 본회의를 계속 열어 검찰·사법 개편안과 대전·충남 행정통합법 등 야당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루에 한 건씩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 후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강성 지지층 결집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법 왜곡죄, 대법관 증원법, 재판소원법 등 3대 사법 개편안을 강행 처리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특히 여권에서도 위헌 소지가 제기됐던 법 왜곡죄는 당 정책위원회가 수정안까지 마련했지만, 법사위 강경파의 뜻대로 원안 처리하기로 했다. 대법원이 “사실상 4심제로 위헌 소지가 크다”고 했던 재판소원법, “사법부 독립이 저해되고 하급심이 약화될 것”이라고 했던 대법관 증원법도 강행 처리한다. 정청래 대표는 의총에서 “3대 사법 개편안은 당정청 조율을 거쳤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검찰 개편 후속 법안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도 처리에 나선다. 당초 정부안에는 중수청 검사와 수사관을 이원화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민주당 강경파 반발로 검사도 수사관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공소청장은 헌법에 명시된 검찰총장의 명칭을 유지키로 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이 같은 내용의 안을 재입법예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24일 본회의에서 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행정통합법을 우선 처리할 예정이다.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법안 처리를 시도하는 동시에 본회의 때까지 국민의힘을 설득해 합의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24일엔 1억원 공천헌금 의혹이 제기된 민주당 출신 강선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도 이뤄진다.

민주당은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 내란·외환죄에 대한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사면 금지법 등도 순차 처리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도 ‘내란 종식’을 내세우기로 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민의힘을 향해 “정당 해산을 하고도 남을 당이지 않느냐”며 “이번 지방선거는 내란을 단죄하는 선거이자 윤석열 키즈를 퇴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인천·대전·충남·충북·세종·강원·경남·울산 등 8곳의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을 직격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해서도 “4년간 보여준 무능에 대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국힘은 비공개 최고회의 장동혁(가운데)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지도부는 이날 지방선거 후 당명을 변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줄 왼쪽부터 양향자 최고위원, 장 대표, 김민수 최고위원. /박성원 기자

◇野, 내홍 격화 속 선거 체제로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1심 무기징역 선고에도 ‘절윤(絶尹)’을 거부하면서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이 공개적으로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일부 중진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장동혁 지도부는 22일 쇄신안으로 추진해왔던 당명 개정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잠정 결정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지방선거 이후 당명 개정을 마무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당의 브랜드전략 TF는 당명 후보를 ‘미래연대’와 ‘미래를 여는 공화당’ 두 가지로 압축해서 보고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에선 “지방선거까지 유권자에게 새 당명을 알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명 변경 여부는 23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당내에선 장 대표의 절윤 거부에 대한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0일 윤 전 대통령 판결에 대해 “아직 1심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한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북콘서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 의견이 국민의 보편적 생각과 매우 괴리돼 있다”며 “의원총회를 통해 추인되지 않는 한 (장 대표 주장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하기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 벌어지는 노선 갈등은 국민이 보기에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최다선인 6선의 조경태 의원도 21일 “장 대표는 더 이상 정통 보수 국민의힘을 망치지 말고 당에서 떠나라”며 “이대로면 지방선거는 해보나 마나”라고 했다. 탄핵에 반대했던 5선의 윤상현 의원은 ‘참회록’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국민의힘이 사분오열된 모습은 저의 책임이 크다”며 “저부터 처절히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장 출마에 나선 주호영 의원 또한 “거의 절연이라는 말을 쓸 정도로 과거와 결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간 침묵하던 중진 의원들이 일제히 ‘장동혁 리더십’에 반기를 든 것이다. 전·현직 당협위원장 25명도 21일 성명을 통해 “장 대표는 더 이상 당을 민심 이반의 늪으로 밀어 넣지 말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당권파는 장 대표를 옹호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71명은 22일 반박 성격의 성명을 내고 “장 대표는 115만 당원의 지지와 신임을 받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지도자”라며 “장 대표의 정당성을 흔들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