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 대해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내란죄로 단죄된 윤석열 노선을 추종해온 사람들이 더 이상 제1 야당을 패망의 길로 이끌게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법원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한 데 대해 한 전 대표는 “전직 대통령에게 내란죄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오늘,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유죄는 이미 예정된 미래였다”고 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헌법기관(국회·선거관리위원회) 기능을 마비시키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내란 범죄에 대한 사실상 자백이나 다름없다는 취지다.
한 전 대표는 “2024년 12월, 그 이후라도 우리가 현실을 직시했다면 지금 보수가 서 있는 자리는 많이 달랐을 것”이라며 “만약 그랬다면 계엄의 바다를 가장 빨리 건넜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이른바 ‘윤석열 노선’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아직도 국민의힘은 민심으로부터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된 윤석열 노선(계엄 옹호, 탄핵 반대, 부정선거)을 추종하는 시대착오적 당권파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그런 노선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차례로 숙청하면서, 오히려 계엄과 탄핵 당시보다도 더 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장동혁 지도부를 겨냥해 “지금의 국민의힘 당권을 장악한 사람들은 계엄은 하나님의 뜻이라든지,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했던 사람들 위주로 채워져 있다”며 “(계엄 이후) 443일 동안 윤석열 노선으로 보수를 ‘가스라이팅’하면서 자기 장사해온 사람들이 갑자기 ’이제부터 중도 전환‘ 운운하면서 변검술처럼 가면을 바꿔 쓴들, 믿어 줄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노선이 지배하고 있는 국민의힘 앞에는 커다란 ‘성벽’이 있고 그 성벽 앞에서 상식적인 국민은 ‘아무래도 여기는 못 들어가겠다’면서 되돌아 가신다”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짧게는 6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고, 길게는 보수 정치가 궤멸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을 계기로 내란죄로 단죄된 윤석열 노선을 추종해 온 사람들이 더 이상 제1 야당을 패망의 길로 이끌게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상식적인 다수가 행동한다면 (소수로 전락한 그들을) 제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를 재건하고 대한민국 지키는 길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장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절연보다 중요한 것은 전환”이라면서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이날도 장 대표는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데 대한 입장을 따로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선고 당일에는 당대표로서 고심하면서 이르면 20일 오전에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