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행정 통합과 관련해 “2월 말까지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행정 조치나 선거 준비 등을 감안할 때 광역시도 통합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밝혔다.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뽑으려면 늦어도 2월까지는 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띄운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의 경우 국민의힘 반대 속 단독 처리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행정 통합 지역은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3곳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12일, 늦어도 이번 주 안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통합 특별법 처리에 나선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행정 통합을 추진하는 3곳 모두에서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당내에선 통합을 여당 단독으로 밀어붙였다가 선거 역풍이 예상된다는 우려도 상당하지만 대통령이 추진하는 만큼 단독 처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野, 대전·충남 통합 반대하며 주민투표 요구
국회 행정안전위는 11일 법안소위를 열어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을 심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심사를 이어간 것이다. 소위에선 현재 발의된 특별법에 담긴 특례 수백 개 중 수용이 어려운 부분을 빼는 등의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설 연휴 전에 행안위를 통과해야 시간표를 맞출 수 있다”며 “당초 계획은 12일 행안위 전체회의 처리지만, 소위 심사가 늦어지면 13일 처리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6·3 지방선거에서 세 지역의 통합특별시장을 뽑자고 했다. 이를 위해 각 지역에 향후 4년간 매년 5조씩 2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전·충남 통합은 국민의힘이 반대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은 “졸속 추진”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전날 행안위 소위 심사에서도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은 국민의힘 의원의 문제 제기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주민투표 없이 일방적 특별법에 의한 통합은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대전·충남 통합단체장 후보자들은 이날 원내지도부를 만나 “이번에 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지방선거 후엔 동력이 없어서 통합이 좌초될 수밖에 없다”며 “여당 단독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도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해 대전·충남 통합 문제가 시작됐는데, 오히려 이견 때문에 지지부진하다”며 “대전·충남만 통합의 마지막 결승점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대전·충남 통합의 경우 대통령이 가장 먼저 띄운 만큼 청와대와 정부의 의지에 따라 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일각에선 행정 통합을 여야 합의 없이 강행 처리하는 것은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며 “하지만 여당이 주도해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라 정부가 결정하는 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2월 말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 이르면 이번 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에선 과거 마산·창원 통합 법이 지방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례를 들어 3월 중순까지 논의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행안위는 각각 여야가 주도해 온 광주·전남,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선 “여야 지도부 결단에 따라 조만간 통합을 할지 말지 결론이 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에서 광주·전남 통합은 당초 찬성이 대다수였지만 현재 통합단체장 일부 후보와 지역 단체가 “특별법에 우리의 요구가 다 담기지 못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경북 통합도 국민의힘 내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대구를 찾아 “행정 통합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다만 실질적으로 중앙의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돼야 한다는 게 저희들의 입장”이라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소속 의원들이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행정 통합에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