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오후 12시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 불참하기로 했다. 장 대표의 불참은 오찬 회동 1시간 전에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국회 기자회견에서 “아무리 봐도 오늘 오찬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두 분이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한 손으로는 등 뒤에 칼을 숨기고 다른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데 대해 응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어제 오전에 오찬 회동 제안을 받았다”며 “형식·의제로 봤을 때 적절하지 않았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을 논의하자는 제안에 수용하겠다고 답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어제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재판소원법(4심제 법안), 대법관 증원법을 일방 통과시켰다”며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이 잡히면 이런 무도한 일들이 벌어진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이 사법 시스템을 뒤흔드는 법안들을 잇따라 일방 통과시킨 것이 이번 오찬 회동 불참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취지다.
장 대표는 “이러고도 제1 야당 대표와 오찬하자고 하는 것은 모래알로 지은 밥을 내놓은 격”이라며 “국민의 민생을 논하자고 하면서 모래알로 지은 밥을 씹으러 청와대에 들어갈 순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 오찬 회동이 잡힌 다음에 이런 악법들을 통과시킨 것”이라며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트리기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그는 “정 대표는 오늘 오찬 취소가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하는데, 그러면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불러 오찬 회동을 하자고 한 직후 그런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은 진정 예의 있는 행동이냐”며 “그건 야당 대표와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민심을 우습게 아는 처사”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신동욱 최고위원은 “설을 앞두고 국민에게 (정부와 민주당이) 갈등이 없다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청와대가 여야 대표를 불러서 갑자기 밥을 먹자고 한다”며 “장 대표가 이런 연출극에 결코 가서 들러리를 서선 안 된다. 저는 (이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장 대표를 민주당의 오점과 이 대통령의 작태를 덮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저 역시도 장 대표의 오찬 회동 불참을 간곡히 권유 드린다”고 말했다. 조광한 최고위원 또한 “사법 질서의 파괴, 국가 붕괴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오늘의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장 대표가 심사숙고 끝에 이 문제를 결정해주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그러자 당초 청와대 오찬 회동에 참석하기로 했던 장 대표는 “사실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은 전날 대구·나주 현장 방문 도중에 급작스럽게 연락받은 것”이라며 “시기상으로나 여러 가지 면을 봤을 때, (정부·여당이) 부부 싸움을 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야당 대표)를 불러놓는 꼴이라는 걸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최고위원들이 제게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회의를 마치고 지도부와 함께 이 문제 대해서 다시 논의하고 최종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