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작년 8월 당대표 취임 이후 서문시장 방문은 이날이 처음이다. 역대 국민의힘 대표들은 설 전후 서문시장을 찾아 대구 민심을 살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대구 민심은 장 대표에게 녹록지 않았다.
장 대표가 오전 11시 10분쯤 서문시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자 지지자들은 “장동혁 화이팅”을 연호했다. 한 여성 지지자는 장 대표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국민의힘 당직자와 취재진, 유튜버 등 수백여 명이 몰렸다.
장 대표는 시장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인선 대구시당 위원장 등 대구 지역 의원들과 국수로 점심식사를 했다. 10여 분간 시장을 돌며 상인, 시민들과 악수했다. 장 대표는 “저희에게 늘 힘 보태주시는 만큼 저희도 힘 되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시장 방문 내내 장 대표 주위를 따라다니던 일부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윤어게인 버리면 지방선거는 집니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일부 상인들은 “장사도 안 되는데 시끄럽게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장 대표는 이날 40분간 서문시장에 머물다 다음 방문지인 전남 나주로 떠났다.
수건 가게를 하는 조구현(79)씨는 이날 장 대표와 악수하면서 “국민의힘 참 꼬라지 좋다. 꼬라지 좋아”라고 했다. 조씨는 기자에게 국민의힘과 서문시장 민심이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그런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절연도 하고 반대파랑 얘기도 하고 쓴소리도 듣고, 뭉쳐야 한다”며 “이대로는 지방선거 때 대구 빼고 다 필패 아이가”라고 했다.
장 대표가 점심을 먹은 국숫집 황정순(73)씨는 “와 싸우는지 모르지만 인제 좀 고마 싸우라 캐라”라고 했다. 황씨는 “(국민의힘에 대한) 대구 바닥 민심은 최악”이라며 “우리 장 대표가 단식하느라 살이 쏙 빠져 고생을 했는데, 끝나자마자 또 싸우는 게 맞나. 강성보다는 부드러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 대표가 어묵을 사 먹은 가게 박향숙(67)씨는 “지금 국민의힘이 모두와 다 멀어지려는 것 아닙니꺼”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고, 장 대표는 한동훈 제명하고 나서 이번엔 오세훈 서울시장이랑 싸운다 카대”라며 “민주당은 똘똘 뭉쳐서 잘만 싸우는데 국민의힘은 와 이럽니꺼”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손님은 “한동훈 제명할 때부터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고 했다.
이날 서문시장에서 만난 시민 중엔 “장 대표의 입장이 모호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김모(39)씨는 “윤어게인이든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든 장 대표가 입장을 분명하게 정하면 당원들도 따를 텐데 매번 애매하게 말하니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경상도 사람이 보기에 참 답답하다”고 했다.
국밥집을 하는 이태선(74)씨는 “주위에서 장 대표를 너무 흔들어 대니까는, 장 대표도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상인들은 “국민의힘에 대한 대구 민심은 다른 게 없다. 바르게 정치하라는 것”이라며 장 대표에게도 “모두를 보듬고 가 달라”고 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9~10일 무선 자동 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조사(1월 4주) 대비 5%포인트(p) 하락한 28%를 기록했다.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18.1%p로 지난 조사(7.9%p)보다 더 벌어졌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조사에서 46.1%였지만 이날 발표에선 42.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