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 합당에 대해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했지만 친명계 지도부 인사들이 반대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3일까지 민주당의 입장을 내놓으라고 밝힌 가운데, 양당 합당은 10일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에선 “논란이 이어지면서 합당 동력을 상실했다”며 지방선거 전 합당은 어려워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8일 밤 비공개 최고위를 열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전당원 투표 대신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당원 투표는 합당 등을 위한 공식 절차인 반면 당원 여론조사는 참고 자료로만 쓰인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4일 “전당원 여론조사와 투표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친명계 최고위원 등은 당원 여론조사에 반대했다고 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합당 절차를 진행한다는 의미라고 반대·반발하는 최고위원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자 정 대표가 “우선 (10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듣고 절차를 결정하자”고 물러섰다는 것이다.
정 대표가 의견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자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9일 공개 최고위에선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합당에 대한 당내 여러 의견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수렴해서 함께 가고자 한다는 당대표의 입장에 대해 일단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고, 황명선 최고위원은 “합당 논의처럼 갈등을 키우는 사안은 아주 신속히 정리하고 당·정·청이 원팀으로 국정 성과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정 대표가 공개적으로 합당을 제안했지만 민주당 내 의견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친명계 일부 의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선 조국혁신당 합당 대신 적극적 선거 연대를 하자”는 의견을 정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선거 연대를 한다면 앞서 22대 총선 일부 지역구에서 진보당과 단일화한 것과 비슷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선거연대 방식을 택했을 때 역풍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합당을 하더라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지 못한 지금의 통합 논의는 먼저 답을 내놓고 과정을 맞춰 나가는 잘못된 논의”라고 했다. “이미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남은 단추를 계속 끼워도 삐뚤어질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접어야 한다”(이해식 의원) “최대한 빠르게 ‘합당 중단’ 입장을 밝혀야 한다. 논란을 끌 이유가 없다”(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는 줄줄이 반대 입장을 냈다.
지난 8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민주당에 “13일까지 (합당에 대한) 공식 입장을 결정해 달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합당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로 한 상태다. 이를 앞두고 정 대표는 지난주부터 선수별 의원 간담회를 하고 있는데, 10일에는 재선 의원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의원들 사이에서 (합당 찬반은) 큰 차이가 없는 팽팽한 정도”라고 했다.
당내에선 의원총회 후 정 대표가 합당 논의를 중단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 전에 합당을 추진하기에는 당내 여론도 좋지 않고, 동력도 이미 많이 약화한 것 아닌가”라며 “지금 합당 절차를 강행하면 분열이 더 심해질 텐데, 정 대표가 그렇게까지는 안 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