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호 기자 조국(가운데)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8일 합당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에 “오는 13일까지 공식 입장을 결정해 달라. 그날까지 공개적인 답변이 없으면 합당은 없는 것으로 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조속히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합당에 반대해 온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조 대표가 못 박은 13일까지 당 입장을 확정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정 대표는 이제 합당 제안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10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들의 실망이 크고, 양당 당원들의 상처가 깊다. 현 상황이 계속돼선 안 된다”며 14일 시작되는 설 연휴 직전까지를 시한으로 못 박았다. 정 대표에게 회동도 제안했다. 조 대표는 “이런 상태로 설 연휴를 맞이하게 되면 당원과 국민의 실망감이 확산되고, 양당의 지방선거 준비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답이 없을 시 6·3 지방선거 후보 공천 등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대한 많은 지역에 후보를 낼 방침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민주당에 “합당을 하지 않고 별도 정당으로 선거연대를 이룰 것인지, 아니면 선거연대도 하지 않을 것인지, 하나의 정당 안에서 경쟁할 것인지 선택해 달라”고도 했다. 조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합당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갈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에 취해 향후 지방선거, 총선, 대선을 낙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며 “내란 직후 치러진 대선에서 이재명과 권영국의 득표율, 김문수와 이준석의 득표율 차이는 겨우 0.91%포인트였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는 “가급적 조속히 합당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조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인 셈이다. 지난달 22일 기습적으로 합당을 제안한 정 대표는 당내 반발이 거세자 지난주부터 선수별로 의원들을 만나며 합당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이번 주에는 재선 의원과 상임고문단을 만나고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친명계는 합당 논의를 끝내자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은 개인 차원에 불과”했다며 “조 대표는 뭐가 그리 급해서 날짜까지 지정하며 우리 당을 압박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조 대표의 일방적인 시한 통보에 깊은 모멸감과 굴욕감을 느낀다”며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 대표에게 있다”고 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제는 합당 제안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합당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0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종합해 듣고 지도부가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며 “조국혁신당 요청이 아니더라도 설 전에 어느 정도 방향을 정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했다.

여권에선 정 대표가 이번 합당 논란에서 터져 나온 공개 반발과 전준철 변호사 특검 추천 사태로 코너에 몰렸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합당 논의를 접을 시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한 수도권 의원은 “정 대표가 합당에 대해 의원들 의견을 수렴한 만큼 이제 명분을 찾아 출구 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정 대표가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와 합당을 고집해서 당이 둘로 쪼개진 것과 관련해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정 대표는 자신이 주도해 온 1인 1표제를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켰지만, 친명계는 “가결정족수를 겨우 16표 넘긴 것 아니냐”며 정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