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최대 접전지인 서울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추월하는 추세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원인을 놓고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 측과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현격한 시각 차를 보이면서 ‘장·오(張吳) 갈등’으로 비화하는 상황이다. 오 시장 측은 ‘한동훈 제명’으로 내홍을 야기했던 장 대표의 정치 행보가 중도층 이탈로 이어지며 서울 민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지난 2~4일 전국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지방선거는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2%로 집계됐다. 반대로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36%였다. 여당 지지가 야당 지지보다 16%포인트(p)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직전 조사(1월 4주)와 비교하면 여당 지지는 5%p 증가, 야당 지지는 4%p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서울에서 더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서울에서 여당 지지는 2주 만에 13%p 오른(41%→54%) 반면 야당 지지는 10%p(45%→35%) 떨어졌다. 직전 조사인 1월 4주에는 오차 범위 안에서 경합했는데, 지금은 격차가 19%p로 벌어진 것이다.
6일 발표된 한국갤럽 ‘지방선거 결과 기대’ 조사도 비슷한 경향성이 나타났다. 지난 3~5일 전국 1001명을 조사한 결과,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가 44%,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32%였다. 여당 지지의 우세는 지난해 12월 6%p→지난 1월 10%p→이달 12%p로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서울의 경우 ‘야당 후보 지지’(42%)가 ‘여당 후보 지지’(40%)를 오차 범위 이내인 2%p 격차로 앞섰다. 작년 10월 3주부터 올해 1월 2주까지는 ‘여당 후보 지지’가 줄곧 앞섰는데 그것도 오차 범위 내였다.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세가 쪼그라들거나 고착화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동혁 대표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오 시장은 장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결정한 지난달 29일 장 대표에게 당대표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어 이날도 오 시장은 장 대표가 제시한 ‘조건부 당대표 재신임 투표’를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원하는 당원 투표 결과가 나온다 한들 그것이 민심을 거스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장 대표는 스스로 (당대표) 자격을 잃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명확하게 절연하지 못하면서, 서울 민심이 악화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장 대표는 이날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입장은 밝혔다. (저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직(職)을 걸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사퇴를 요구했던 오 시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장 대표 측근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YTN라디오에서 “직을 거는 것은 (오 시장이) 원조 아닌가”라며 “오 시장은 정치적 실수를 인정하고 남은 기간 서울시 비전을 국민께 잘 설명하는 데 집중하라”고 했다.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일부 강성 유튜버도 “한동훈 다음은 오세훈 제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수도권 선거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 주변에서는 이달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선고를 계기로 보수가 집결하고,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으면 (지지층 결집으로) 해볼 만하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이것은 오 시장을 비롯한 수도권 출마 예정자들의 현실 인식과 심각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날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의원은 “윤어게인, 계엄 옹호, 부정선거를 이야기하는 분들을 끊어내지 못하면 선거에서 100전 100패”라고 했다. 또 다른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도 “지방선거가 목전이라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만은 피하자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장 대표 측이 그런 심리를 활용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당은 ‘심리적 분당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