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생·정치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영수 회담을 제안했다. 또 6월 지방선거부터 선거 연령을 현재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이재명 정부의 실패를 바라지 않는다”며 “정부의 실패가 나라의 쇠퇴와 국민의 좌절로 이어지는 것을 뼈저리게 보아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물가와 환율, 수도권 부동산, 미국의 통상 압력 등 민생 현안 중심으로 (이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고 우리 당의 대안도 설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현재로선 영수 회담과 관련한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번 연설에서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은 경제의 성장 엔진을 살리는 대신 현금 살포하는 반시장적 포퓰리즘을 택했다”며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매표용 돈 풀기에 나선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장 대표는 “선거 연령을 16세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교육감 선거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 등 선거 연령 인하는 그간 더불어민주당에서 주장해왔다. 국민의힘에선 “10대의 보수화 성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동혁 “선거 연령 16세로 더 낮추자”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통일교 게이트, 민주당 공천 뇌물 의혹에 대한 3대 특검을 끝까지 관철시킬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앞서 통일교 게이트, 민주당 공천 뇌물 의혹 특검을 요구하며 8일간 단식했다.
민주당 공천 뇌물 의혹에 대해 장 대표는 “비리를 알고도 덮은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과 이 대통령, 민주당 지도부까지 모두 수사해야 하는 사건”이라고 했다.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선 “(이 대통령이) 본인 재판을 멈춰 세운 것도 모자라 대장동 공범들에 대한 검찰 항소까지 포기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 대표는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신천지 특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인구 감소 대책과 관련해서 혼인 신고일 기준 3년 이내 무주택 신혼부부에게 주택 구입·전세 자금으로 최대 2억원을 연 1%로 대출해 주고, 자녀 수에 따라 이자 또는 원금을 탕감해 주는 방안도 제안했다. 부부가 첫째를 낳으면 이자를 면제해 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의 30%, 셋째를 낳으면 원금 전액을 탕감해 주는 방식이다.
‘헝가리 모델’로 불리는 이 방안은 2023년 윤석열 정부 당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현 국민의힘 의원)이 제안했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실에서 “정부 기조와 다르다”며 반대하는 등 보수 진영 내에서 논란이 됐다. 장 대표는 지방 이전 기업에 법인세를 면제해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이날 48분 연설에서 장 대표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이재명(31회)’이었다. 다음으로 ‘대통령(28회)’ ‘국민(27회)’ 순이었다. 장 대표는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에 대해 “미국 가서 ‘땡큐’ 하고, 중국 가서 ‘셰셰’ 하는 것은 실용 외교라 할 수 없다”며 “우리 외교는 결국 한미 동맹을 토대에 둬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내란을 외면한 유체 이탈 화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