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핵심 공약인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통과시키면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정 대표가 제안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선 당내 반발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일단 정 대표는 4일 “전당원 여론조사와 투표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돌파 의지를 보였으나 당내에선 정 대표를 향해 “특정인의 대권 놀이” “차기 당권 알박기” 등의 거친 말이 쏟아졌다.
정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의 전 과정은 당원들의 뜻에 달려있다”고 했다. “당원들이 가라고 하면 가고 멈추라고 하면 멈추겠다”고 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과의 토론회를 통해 경청의 시간을 갖겠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오는 5일 당 초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그러자 이언주 최고위원은 정 대표를 옆에 두고 “지지자들 사이에선 벌써 특정인의 대권 놀이에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하는 거 아니냐, ‘차기 알박기’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민주당을 ‘조국 대표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받아쳤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합당 논의를 멈추는 결단을 촉구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브랜드’의 선거”라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 성공을 뒷받침해야 할 민주당이 합당 논의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고 정부의 성과를 덮어버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정 대표는 “말씀 잘 들었다”며 “합당 여부에 대한 전당원 여론조사를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4선 박홍근 의원은 “지도부가 시작한 정치적 선택의 부담을 당원들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라며 “합당을 밀어붙인다면 보이콧을 포함한 조직적인 반대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대표와 측근들도 당내 반발이 커지면서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가 전당원 투표를 통해 합당 찬반을 묻겠다고 한 만큼 늦어도 3월 말까지는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최종 관문인 중앙위 통과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1인 1표도 가결 정족수보다 16표 더 나와 간신히 통과됐다”며 “당내 의원들 반대가 거세 전당원 투표에서 찬성이 나와도 중앙위에서 막힐 게 뻔한 상황이다. 지도부 내에서도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