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정청래 지도부가 주도했다가 한 차례 부결됐던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찬반을 묻는 중앙위원회 투표를 시작했다. 당 일각에선 “정 대표의 기습 합당 제안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을 위한 1인 1표제 추진은 더욱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투표는 3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정 대표는 이날 중앙위 개회사를 통해 “동네 산악회부터 초등학교 반장 선거까지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1인 1표는 당연한 상식”이라며 “1인 1표제를 통해 우리는 당원들의 뜻을 더 잘 반영할 수 있고 표를 사고파는 부정한 유혹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도 “나라의 헌법을 1인1표, 국민투표로 결정하듯 당의 헌법인 당헌도 1인1표, 당원 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며 “중앙위 여러분께서 당원 주권시대에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로 마무리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1인 1표제는 정 대표의 핵심 공약으로 작년 12월 중앙위 투표에서 찬성 표가 더 많이 나왔지만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었다. 당시 당 안팎에선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들이 일부러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1인 1표를 부결시켰다는 말이 돌았다.
지도부에서는 한 번 부결된 안건을 충분한 논의 없이 곧바로 밀어붙인다며 반발이 나왔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 참석한 이언주 최고위원은 정 대표 앞에서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숙고하지 않은 채 속도전으로 O·X만 묻는 것은 당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일종의 인민민주주의적 방식에 불과하다”고 했다.
친명계는 1인 1표제 추진이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을 위한 밑작업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대의원 1표의 가치는 과거 권리당원 100표에 달하기도 했는데, 여러 차례 조정을 거친 뒤 작년 8월 당대표 선거에선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17표 정도였다. 이 때문에 권리당원에서 지지가 높은 정 대표가 대의원 표를 무력화해 오는 8월 당대표 선거에서 연임에 유리하게 제도를 바꾼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 대표는 지난 당대표 선거 때 경쟁 상대인 박찬대 의원에게 대의원 투표에선 졌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크게 이겨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