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연석 청문회 위증 증인 고발의 건이 가결됐음을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9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최근 청문회에 나온 쿠팡 부사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한국 관세 인상 발언 배경이 우리 정부의 쿠팡 등 미국 테크기업 규제에 대한 불만 누적 때문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 쿠팡을 향한 강경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이재걸 쿠팡 법무 담당 부사장을 국회 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이 부사장은 지난달 국민의힘이 불참한 연석 청문회에 나와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이 중국 현지에서 용의자의 노트북을 수거하라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자료 요청 외에 지시나 명령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국가기관을 동원해 프레임을 전환하는 물타기였고, 그 과정에서 거짓 증언을 했기 때문에 더 위중하다”고 했다. 과방위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해럴드 로저스 임시 대표 등 쿠팡 전·현직 임원들에 대해서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쿠팡에 대한 대한민국의 조리돌림”이라며 “왜 미국을 자극하냐”고 반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최근 미국을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을 비롯한 미국 테크기업에 불이익을 주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도 “쿠팡 청문회에 이어 국정조사도 하겠다”는 강경 대응 기조에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출범키로 했던 ‘쿠팡 바로잡기 태스크포스(TF)’의 일정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TF 출범은 지난 27일 예정이었다가 다음 달 2일로 연기했는데 또 늦춰진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엄포가 쿠팡 사태와 무관하다고 설명하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국정조사 추진 문제도 일단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과방위는 이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해서도 위증 혐의로 고발을 의결했다. 이 전 위원장은 최 위원장이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에 딸 결혼식 청첩장을 주고 화환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