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제명 결정에 관한 입장 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남강호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는 29일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단식 이후 당무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한동훈 제명’을 밀어붙였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참석자 9명 가운데 장 대표 등 7명이 찬성한 가운데 윤리위원회 원안(原案)대로 ‘한동훈 제명안’을 의결했다. 친한계인 우재준 최고위원이 반대, 양향자 최고위원은 기권 의사를 밝혔다. 당원 게시판 사건은 2024년 11월 한 전 대표 가족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했다는 것이다. 제명된 한 전 대표는 향후 5년간 복당할 수 없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제명 시효는 최고위 의결 직후”라고 했다.

이날 제명 결정으로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넉 달여 앞두고 극심한 내홍에 빠졌다. 한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저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좋은 정치에 대한 열망만은 꺾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당원과 국민 여러분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라며 “기다려 달라. 저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 의원 16명은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고, 당내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17명도 “제명 결정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함은 물론, 외연 확장의 장벽”이라며 반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가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며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다, 당 대표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 측은 “당의 미래를 위해 한 전 대표 제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제명으로 당분간 시끄럽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확실히 외연 확장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 측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당 일각에선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 전 대표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