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한 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당론에 어긋나는 언행’ 등의 이유로 친한계(친 한동훈계) 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탈당 권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는 앞서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윤리위에 권고했던 ‘당원권 정지 2년’보다 더 강한 징계 수위다.

윤리위는 이날 김 전 최고위원에게 전화로 “지난 23일 탈당 권고 결정이 내려졌다”는 취지로 통보했다. 윤리위는 김 전 최고위원이 각종 매체에 나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동혁 대표, 특정 종교(신천지) 등을 비판한 것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국민의힘 김종혁(왼쪽) 전 최고위원과 한동훈 전 대표. /조선일보DB

윤리위는 결정문에서 김 전 최고위원이 부정선거론자들에게 ‘망상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들’ 등의 표현을 쓴 것도 문제 삼았다. 또 “(김 전 최고위원이) 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특정 여론조사만을 소개, 다시 당의 지도부를 추가 공격하는 매우 계획적이고 용의주도한 매체 테러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윤리위는 “피조사인(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자신이 속한 당의 리더십과 동료 구성원, 그리고 소속 정당에 대한 과도한 혐오 발언을 했다”며 “이는 통상의 정당한 비판의 임계치를 넘어선다”고 했다.했다.

김 전 최고위원에게 내려진 탈당 권고는 징계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되는 중징계다. 국민의힘에서 내릴 수 있는 징계 가운데서는 ‘제명’ 다음으로 최고 수위 징계다. 탈당 권고는 최고위원회 의결 없이 윤리위 결정대로 확정되기 때문에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로 사실상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셈이다.

이보다 앞서 윤리위는 당원 게시판 사건의 관리 책임 등을 물어 한동훈 전 대표에게 제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제명은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장동혁 대표의 복귀 시점으로 거론되는 29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제명 여부가 결론 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8일간의 단식을 마친 장 대표는 이날 병원에서 퇴원, 당분간 통원하면서 회복 치료에 집중할 예정이다.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지지자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photo 뉴시스

김 전 최고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정치적 대응은 물론이고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국민의힘에서 불법 계엄이 진행 중”이라며 “공당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민주적 기본 질서를 내다 버린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어게인 사이비 보수로부터 진짜 보수를 지켜내야 한다. 제가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오는 31일 국회 앞에서 ‘2차 불법제명 반대’ 장외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최고위원을 사실상 제명한 것은 한동훈 전 대표까지 제거하겠다는 예고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